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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信心銘(신심명) 50~51 만법제관(萬法齊觀) 귀복자연(歸復自然)
법성화 2016-12-03 18:24:49, 조회 : 1,608,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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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만법제관(萬法齊觀) 귀복자연(歸復自然)
만법을 가지런히 바라볼 수 있을 때 저절로 되는 이치(自然)에 돌아가고 또 돌아간다.


게송 49)에서 일여체현(一如體玄)할 때 만법제관(萬法齊觀) 즉 한결같은 근본인 체(體)가 현묘하게 나타날 때 만 가지 법을 가지런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만법을 가지런히 볼 수 있는 것은 한결같은 근본으로 돌아왔을 때 가능하다. ‘만 가지 법을 가지런히 본다.’는 뜻은 이 세상의 현상은 형형(形形) 색색(色色)의 모양과 질이 다른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식물계, 동물계, 미생물(微生物), 인종(人種)도 수없이 많고, 모양과 질이 개체(個體)마다 차별(差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다양성(多樣性)을 차별화해서 그들의 개성(個性)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선양(宣揚)하게 하면서도 전체로서의 통합성(統合性)을 유지하는 지혜로 바라보는 것이 만법제관이다.

통합성(統合性)은 한 변에 치우치는 편견에 의해서는 이룰 수 없다. 오로지 일종(一種)의 신념(信念)에서만이 다변성(多邊性)을 인정하면서도 통합성(統合性)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어린이는 어린이로, 성인은 성인으로, 노인은 노인으로서의 인격, 개성, 가치, 취미 등이 서로 다른 다변성(多邊性)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 일종(一種)에서 비롯된 것이니 그 다변성을 인정하고 육성(育成)하면서도 전체적인 통합성(統合性)을 유지하므로서 원융하게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이치이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부모들이 부모가 희망했던 대학이나 전공과목을 선택하게 했던 때가 있었다. 이러한 것은 학생의 개성이나 취미를 무시하고 사회적인 지위나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에서 있었던 것이니 만법제관(萬法齊觀)이 아니고 또 귀복자연(歸復自然)도 아니다.현대와 같은 다양한 문화, 사상, 취미생활을 서로 대립되어가는 방향에서 통합으로 인도하기 위해 반드시 존중되어야 할 사상이다.

이것이 곧 귀복자연(歸復自然) 중 귀(歸)도 돌아갈 귀이고, 복(復)도 돌아올 복이니 자연(自然)으로 돌아올 것을 강조하는 구절이라 생각된다. 우리말에서는 복귀(復歸)인데 여기에서는 귀복이라 했다. 이 때, 자연(自然)은 현상세계로서의 자연이라기보다 마치 자연이 저절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치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와 모양이나 취미가 다른 것을 보고 나를 그들과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생기는 것은 분별심(分別心)이 있기 때문이며, 분별심은 경쟁심을 고취시킨다. 경쟁심은 분쟁(分爭)을, 분쟁은 파쟁(派爭)을 초래하게 되어 화목과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는 자연의 순리(順理)에 어긋난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또 만법제관(萬法齊觀)이라는 뜻에는 개인의 생활상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른 것이다. 속상할만한 일이 있어도 속상할 일이라고 보지 않고 생각해 볼만한 일이라고 보는 것. 어려움이 있을 때, 이 어려움을 지나면 좋은 일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 속에서 즐거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열려있는 것이고, 자녀들이 공부 잘 한다고 오만하지 않고, 못사는 사람들을 보고 우쭐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돕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 등이 만법을 가지런히 보는 것이고, 또 자연스러운 것이다.


51 민기소이(泯其所以) 불가방비(不可方比)
그 까닭을 없애면 가히 비교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민기소이(泯其所以)의 민(泯)은 망(亡)할 민으로 멸망하다는 의미가 있고, 기소이(其所以)는 그 이유 혹은 근거이니, 그러한 이유나 근거를 없애버리면 불가방비(不可方比), 즉 가히 비교할 것이 없다.
‘그 이유 혹은 그 근거’가 무엇인가?
그것은 42) 장심용심(將心用心),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쓰는 것,
43) 미생적란(迷生寂亂), 미혹하여 고요함과 어지러움이 일어나는 것,
44) 일체이변(一切二邊) 양유짐작(良由斟酌) 짐작으로 두 변(邊)을 일으키는 것,
45) 몽환공화(夢幻空華), 실제가 아닌 꿈, 허깨비와 헛꽃 속에서 사는 것,
46) 득실시비(得失是非),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에 몰두하는 것,
47) 안약불수(眼若不睡), 눈이 흐린 것,
48) 심약불이(心若不異), 모든 일을 좋고 나쁘다고 차별적으로 보는 것 등이다.
이러한 마음은 번뇌의 원인이고 불화(不和)의 원인이 되고 투쟁(鬪爭)의 원인이 되며,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들이 제거되면 불가방비(不可方比), 가히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비교할 일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이는 밀가루와 쌀을 비교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밀가루를 쓸 때는 밀가루를 쓰고, 쌀을 써야할 때는 쌀을 쓴다는 말이다.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감자나 밀가루는 가난한 사람이 먹는 음식이고 쌀은 부잣집에서 먹는 음식이라고 했던 시대의 차별적 사유(思惟)를 없애야 한다는 말이다. 한 때 흑인은 백인보다 열등하다는 시대가 있었는데, 이런 의식을 말한다. 흑인과 백인이 같다는 말이 아니라 흑인은 흑인대로 백인은 백인대로 그 가치가 있음을 존중해야 하지만 우월주의나 열등의식은 없애야(泯)한다는 말씀이다.

우리들의 생활상에서 흔히 있는 예를 들어 보겠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기분이 좋아 엄마에게 학교에서 시험을 봤는데 90점을 받았다고 했다. 엄마는 아들에게 칭찬해 주기도 전에, ‘다른 애들은?’ 하고 다른 애들은 얼마나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관심이 있었다. 학교 친구 집에 가서 놀다온 아들이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명철이 집은 아주 크고 수영장도 있더라. 우리 집은 왜 이렇게 작아?’ 이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입력된 비교하는 마음이고 불만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차별적인 분별심은 화합과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는데 이러한 분별심이 없으면 가히 비교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서 비교하는 것이란 편견을 가지고 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즉 화합과 통합을 방해하는 심적(心的) 원인은 잘못된 정보로 생긴 편견을 가지고 이것이 저것보다 좋다고 하는 분별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편견 없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개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그대로 살려 나가야 하고, 하나를 세우기 위해 다른 것을 폄하(貶下)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분명한 이유 없이 높이 평가하거나 폄하하는 우리들의 습관은 오류(誤謬)를 범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통합을 방해할 수 있다.


[출처] 승찬대사 신심명 해설 - 현성(玄性)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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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연스님/대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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