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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信心銘(신심명) 60~61 진여법계(眞如法界) 무타무자(無他無自)
법성화 2016-12-11 17:16:23, 조회 : 1,440,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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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진여법계(眞如法界) 무타무자(無他無自)
진여법계에는 남도 없고 나도 없다.


허명자조(虛明自照)한 곳은 자성(自性)이 밝혀진 공(空)이고, 이 자성의 자리가 바로 진여법계가 있는 자리이며, 진여법계에서는 자타(自他)가 있으면서도 자타가 없는 것을 보고 서로 함께 융화(融和)할 수 있는 자리이다.
무타무자(無他無自)라 함은 남도 없고 나도 없다는 말이나, 자(自)와 타(他)가 없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자기를 고집하지 아니하니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자타(自他)가 서로 자기가 자기를 고집하지 않을 때 융화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니, 자타가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요, 주객(主客)이나 능소(能所)도 그와 같으니 일체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기를 고집하지 아니하니 서로 평등하게 그리고 조화롭게, 아름답고 평화롭게 하나로 원융(圓融)하게 되는 것이다.

진여법계에서는 있음 속에서 없음을, 없음 속에서 있음을 보고 맛보는 것이며, 너에서 나를, 나에게서 너를 보고 느낄 수 있고, 열반에서 지옥중생을, 지옥중생이 열반을 보고 맛볼 수 있음이니 이를 참되고 여여한 세계라 하여 진여법계라 한다. 다만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을 여의면 진여법계에 임할 수 있다고 했다.


61 요급상응(要急相應) 유언불이(唯言不二)
급히 상응하고자 한다면 둘 아님을 말할 뿐이로다.


대도(大道)와 급히 상응하고자 한다면 오직 불이(不二)를 말할 뿐이다. 대도를 한 마디로 하려면 ‘불이(不二)’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 불이(不二)란 무엇인가? 불이(不二)란 ‘둘이 아니다.’이다. 둘이 아니란 무엇인가?
진망(眞妄), 선악(善惡), 장단(長短), 남녀(男女) 등 일체 상반(相反)되는 관계에 있는 양변(兩邊)은 겉으로 보기엔 다르지만 그 내면을 보면 같은 이치에 의해 존재함으로 둘이 다르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또 둘이 아니라고 보면, 둘이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라고도 보이니 무엇이라 말로 형언할 수 없다는 의미도 있다.

진망(眞妄)의 진(眞)은 참된 것이고 망(妄)은 거짓된 것이니 언어 상으로만 보면 완전히 상반(相反)된 것이고 대립관계에 있다. 설사 진망은 상반(相反)된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망(妄)은 진(眞)이 있기 때문에 진이 아닌 것이 나온 것이요, 진(眞)은 망에서 나온 것이다. 왜냐하면 진이 있어야 할 가치가 있음으로서 그에 미치지 못하는 망이 있는 가치가 있고, 망의 역할이 있음으로서 진의 역할도 있고, 진(眞)이 없다면 망(妄)도 없고 망(妄)이 없다면 진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진망이 평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역할은 완전히 상반(相反)적이다.

망(妄)이 다하면 진(眞)이 되고 진이 다하면 망이 되는 것이니 그 가치와 역할은 뚜렷한 대립적으로만 볼 수도 없고, 동등하다고만 할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평등하지 않다고 할 수도 없는 어떤 지위에서 진망(眞妄)이 동시에 사라져서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룰 때 일체가 원융해져서 삼라만상과 하나 되는 극락의 대도(大道)에 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선악(善惡)도 장단(長短)도 그와 같으며 남녀(男女)도 역시 그와 같다.

남녀(男女) 역시 그 형상과 성질이 달라 그 가치와 역할이 서로 상반(相反)되고 대립(對立)관계에 있는 것같이 보인다. 그리고 오랜 역사 속에서 여자가 남자에 비해 열등한 대우를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불교의 불이법문(不二法門)에 의하면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한 것도 아니요 우월한 것도 아니며, 남자가 여자보다 열등한 것도 우월한 것도 역시 아니다. 남녀 간에 사랑이 없으면 미움이 있을 수 없고, 또 미움이 없으면 사랑도 없는 것이며, 미움이 다하면 사랑이 되고, 사랑이 다하면 미움이 싹트는 것이다.

남녀가 하는 일의 모양은 다르지만 그 역할의 질적인 가치가 평등하게 취급되어 질 때 서로 다름 속에서 그 다름의 차별이 사라지고 조화의 극치인 원융을 이루어 자유와 평화, 그리고 극락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평화 속에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할 수 있고 받아줄 수 있을 때 그 다름의 아름다움이 자라 빛을 발하게 됨으로서 서로 다름이 인식되지 아니하고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반면에 하나가 아닌 면도 있기에 둘이 아니면서도 하나도 아니어서 언어로는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불이(不二) 법문의 구경이 극락, 중도(中道) 혹은 대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연으로 대도(大道)가 무엇인가 간략히 대답하라고 하면 오직 불이(不二)라고 말할 뿐이라고 했다.


[출처] 승찬대사 신심명 해설 - 현성(玄性)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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