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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해스님의 편역 법구경 - 악기땃따 이야기(게송 188~192)
법광(法光) 2016-12-29 22:25:41, 조회 : 1,215, 추천 : 0

제14장 붇다의 장

게송 188~192

 

악기땃따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외도 수행자 악기땃따와 관련하여 게송을 설법하시었다.

 

악기땃따는 꼬살라 국왕 빠세나디의 부왕인 마하꼬살라 왕이 아직 나라를 다스리고 있던 때 왕실의 제사장이었다. 그는 마하꼬살라 왕이 세상을 떠나자 자기 재산을 모두 브라흐마 교단에 헌납하고 집을 나가 고행을 주로 삼는 수행자가 되었다. 그런 끝에 그는 일만 명이나 되는 추종자를 거느린 스승이 되었는데, 무서운 불의 용이 살고 있는 모래 언덕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앙가, 마가다, 꾸루 등 여러 나라의 국경이 교차하는 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자기와 함께 생활하는 제자들과 여러 나라로부터 자기를 찾아오는 재가 신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산이나 숲 속 공원 정원에 있는 큰 나무를 찾아가서 음식을 바치고 예배하며 공경하시오. 당신들이 거기에 열심히 음식을 바치고 기도하면 그곳의 천신이나. 지신, 목신이 당신들을 모든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주어 자유롭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소."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써 악기땃따와 그의 제자들이 모두 아라핫다 팔라를 성취할 시기가 되었음을 아시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먼저 마하목갈라나 테라를 악기땃따에게 보내시고, 당신께서도 뒤따라가시겠다고 말씀하시었다. 부처님의 지시를 받은 마하목갈라나 테라는 악기땃따와 그의 제자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그들과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고 하룻밤 쉬어갈 곳을 마련해 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악기땃따들은 낯설은 손님은 받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테라가 하도 정중하게 재삼 청하자 무서운 불의 용이 사는 모래 언덕의 동굴로 안내하면서 허락은 하지만 신변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고 은근히 겁을 주었다.

 

과거의 인연으로 보아 이 악기나가(불의 용)와 마하목갈라나 테라는 적대관계였다. 그래서 마하목갈라나 테라가 거기에 머무르는 동안 둘 사이에는 큰 싸움이 벌어졌다. 마하목갈라나 테라에게 악기나가가 먼저 불을 내뿜으며 독 기운을 토하자 테라도 지지 않고 그에 맞섰는데, 악기나가는 워낙 대단한 신통력의 소유자인 테라를 당해 낼 수 없었다. 그리하여 악기나가는 테라에게 굴복하여 모래 언덕 위에 나가 자기 몸으로 똬리를 틀어 테라가 그 위에 편안히 앉게 하는 한편, 복종의 상징으로 머리를 높이 쳐들어 일산모양을 만들어서 테라의 머리에 햇빛이 비치지 않게끔 보호하는 자세를 취했다.

 

다음날 아침 악기땃따와 그의 제자들은 간밤의 낯설은 손님이 용의 제물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언덕 위로 가 보았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로 이때 부처님께서 모래 언덕에 도착하시었고, 마하목갈라나 테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공손히 인사를 올리고 악기땃따와 그의 제자들에게 이분이 내 스승이시며, 나는 이분의 대단치 않은 제자에 불과하다고 말해 주었다. 테라의 말을 들은 악기땃따와 그의 제자들은 마하목갈라나에게 이미 질려 있었던 터에 더 위대한 스승이 계시다는 말에 그만 기가 질려 숨도 내쉬지 못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조용한 음성으로 악기땃따와 그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그들이 일반 재가 신자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치고 있었는지를 물으시었다. 이에 대해 그들이 사실대로 고하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악기땃따여, 사람들이 산이나, 공원 숲 속 나무 등을 찾는 것은 어떤 위협을 느꼈을 때일 것이니라. 그렇지만 그것들은 그들을 보호해 주지 못하느니라. 사람들이 의지할 곳은 다만 여래와 담마와 상가가 있을 뿐이니, 이 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사윤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주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다섯 편을 읊으시었다.

 

 

위험과 두려움이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산이나 나무숲이나

성스럽다는 수도원 따위를 찾아

그곳을 의지처로 삼으려 한다.  

 

그런 곳은 안전한 의지처가 아니다.

그런 곳은 으뜸가는 의지처가 아니다.

설사 그런 곳을 의지처로 삼더라도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누구든지 붇다와 담마와

그리고 그 상가를 의지처로 삼으면

맑고 올바른 지혜로써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보게 된다.  

 

둑카의 현존의 진리

둑카의 원인의 진리

둑카의 완전한 소멸의 진리

둑카의 소멸로 인도하는 길의 진리.  

 

이것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의지처

이것이야말로 가장 으뜸가는 의지처

이것을 의지처로 삼았을 때

비로소 그는 모든 둑카로부터 해탈하리.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악기땃따와 그의 제자들은 모두 아라핫따 팔라를 성취하고, 교단에 들어와 빅쿠가 되었다.

 

이같이 악기땃따와 그의 제자들이 모두 빅쿠가 되고 난 뒤, 여러 나라로부터 온 그의 재가 신자들은 자기네 스승에게 인사를 올리고 설법을 들으러왔다가 악기땃따들이 모두 까사를 입은 채 부처님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저 고따마 사문과 우리 스승 중 누가 더 탁월할까? 우리의 스승일까, 고따마 사문일까? 아마도 우리 스승이 더 탁월하겠지. 왜냐하면 고따마 사문이 우리 스승을 찾아온 것이니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시었고, 악기땃따도 그들의 의문을 풀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악기땃따는 부처님의 발 앞에 제자로서의 예를 올린 다음 합장을 올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저의 스승이십니다. 저는 부처님의 제자입니다."

 

이리하여 그 자리에 모였던 여러 나라의 사람들은 부처님의 위대하심에 깊은 인상을 받고 부처님을 진실로 존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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