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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해스님의 편역 법구경 - 박쥐 흉내를 낸 사기꾼 이야기(게송 394)
법광(法光) 2017-06-25 23:14:04, 조회 : 1,224,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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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브라흐마나의 장

게송 394


박쥐 흉내를 낸 사기꾼 이야기


부처님께서 웨살리 시의 꾸따가라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박쥐처럼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탁발하며 사람을 속인 한 브라흐민과 관련하여 게송 394번을 설법하시었다.


사기꾼 기질이 있는 한 사나이가 웨살리 성 근처에 있는 까꾸다라는 나무에 올라가 가지에다 자기의 두 발을 걸어 거꾸로 매달려서는 이렇게 외쳐 댔다.
“내게 돈을 달라! 내게 은전을 달라! 내게 노예를 달라! 만약 내게 이것을 주지 않으면 나는 나무에서 떨어져 죽고 말겠다! 그러면 이 도시는 신의 벌을 받아 모두 파괴되고 말 것이다!”
이때 빅쿠들은 성 내로 탁발을 나가면서 이 사나이가 하는 짓을 보았다. 그런데 빅쿠들이 탁발을 끝내고 성 밖으로 나올 때까지 사나이는 그대로 나무에 매달려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도시의 시민들은 그가 끈질기게 버티자 이렇게 생각했다.
‘저 사나이는 오늘 새벽부터 지금까지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 어쩌면 저 사람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저 사나이가 떨어지면 큰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가 파괴되어 버릴까 걱정하여 그의 요구에 응하기로 결정을 보았다. 그들은 사나이에게 가서 말했다.
“우리는 당신이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드리겠소. 어서 나무에서 내려오시오.”
그리하여 사기꾼은 많은 돈을 받아 가지고 그 자리에서 떠났다.
빅쿠들은 얼마 뒤에 사기꾼 사나이가 수도원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많은 음식을 먹어서 배가 황소처럼 불러 있었다. 그래서 그를 알아본 빅쿠들이 그에게 물어 보았다.
“여보시오. 당신은 당신이 바라던 것들을 다 받았소?”
“물론이지요, 스님네들.”
사나이는 넉살좋게 대답했다.
빅쿠들은 이 이야기를 부처님께 고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그 사나이가 그같이 사기행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니라. 그는 전생에도 남을 속여서 물건을 빼앗으려 하곤 했느니라. 다만 전생에는 현명한 상대에게 그의 의도가 발각되어 미수로 끝났고, 금생에는 순진한 사람을 상대하여 속임에 성공한 것이 다를 뿐이니라.”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빅쿠들의 요청에 의해 그의 전생 이야기를 들려주시었다.


거짓 수행자와 왕 도마뱀 이야기


아주 옛날 어떤 수행자가 농촌 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머물면서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수행을 한다고는 해도 실은 위선자에 불과했다. 그에게는 그를 열성적으로 보살펴 주는 한 가족이 있었다. 그들은 그에게 어린 아이에게 주는 것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주었고, 저녁때는 자기들의 식사를 여유있게 마련하여 남겨 두었다가 아침에 그에게 바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무렵에 농부는 도마뱀 고기를 조금 구했기 때문에 이튿날 아침에 수행자에게 바쳤다. 수행자는 처음으로 고기 맛을 보자 그 맛에 반하고 말았다. 그는 식욕이 동하여 참지 못하고 그것이 무슨 고기였는지 물어 보았다. 그리하여 집 주인으로부터 그것이 도마뱀 고기라는 말을 듣고 그는 도마뱀 잡을 궁리를 했다. 수행자는 곧 치즈・밀크・커드・소금・후추 따위의 양념을 준비하여 자기가 머무는 움막에서 가까운 풀 더미 속에 숨겨 두었다.
이때 수행자가 머무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개미 언덕이 있었고, 거기에 왕 도마뱀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왕 도마뱀은 때때로 거기에서 나와 수행자에게 다가와 인사를 올리곤 했다. 그런데 수행자는 자기에게 예를 올리는 그 왕 도마뱀을 잡아서 먹으려고 작정했던 것이다. 그는 막대기 하나를 감추고 도마뱀이 사는 굴 옆에 자는 듯이 누워 있었다. 그런데 굴에서 나온 도마뱀은 오늘따라 행동이 달라진 수행자를 의심하여 수행자에게 가지 않고 반대편 쪽으로 가버렸다. 그제서야 자기의 계획이 틀어진 것을 눈치 챈 수행자는 벌떡 일어서서 도마뱀을 향해 막대기를 힘껏 던졌다. 그렇지만 막대기는 빗나가고 말았다. 도마뱀은 얼른 다시 자기 굴속으로 들어가더니, 머리만 밖으로 내밀고 수행자에게 말했다.
“전에 나는 당신이 진실한 수행자라고 생각하여 당신 가까이 갔었소. 그렇지만 당신은 자기의 욕망을 잘 다스리지 못했소. 나를 막대기로 치려하다니 그것은 수행자다운 태도라고 할 수 없소. 당신은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는데 그래 가지고서야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당신은 꽃사슴 털가죽 옷(바라문교 수행자는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사슴 털가죽 옷을 입는다.)을 입고 있지만, 실상 당신의 마음은 밀림과 같이 질서가 없고, 다만 겉모양만 뻔지르르한 데 불과한 거요.”
그러자 수행자는 작전을 바꾸어 도마뱀을 유혹하려 했다.
“얘야, 이리 나오너라. 내가 너에게 귀리죽을 쑤어 주겠다.”
왕 도마뱀이 대답했다.
“당신이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나는 당신에게 가고 싶지 않은 걸요!”

부처님께서는 이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다음 말씀하시었다.
“그때의 수행자는 지금의 저 사기꾼이며, 왕 도마뱀은 지금의 여래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통하여 사기꾼을 꾸짖으신 뒤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어리석은 자여,
무엇 때문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으며
무엇 때문에 꽃사슴 털가죽 옷을 입고 있느냐?
네 마음은 번뇌 가득한 밀림이거늘
너는 단지 겉만 깨끗한 척 번지르르하구나.



청산에 올라 - 심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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