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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해스님의 편역 법구경 - 띳사 테라 이야기(게송 404)
법광(法光) 2017-07-19 23:47:31, 조회 : 1,187, 추천 : 0
제26장 브라흐마나의 장

게송 404


띳사 테라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띳사 테라와 관련하여 게송 404번을 설법하시었다.


띳사 테라는 부처님으로부터 좌선 수행에 관한 주제를 받아 수행을 하기위해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적당한 장소를 찾던 중 우연히 한 석굴 앞에 이르렀다. 이상하게도 테라가 거기에 이르렀을 때 테라의 마음은 아주 고요해지면서 깊은 평화가 찾아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테라는 생각했다.
‘내가 만약 이 석굴에서 머물러 수행한다면 성공적으로 목표에 이를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석굴에는 한 여신이 머물고 있었다. 이 여신은 밖에 테라가 온 것을 알고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밖에는 청정한 빅쿠가 와 있다. 그런데 내가 그분과 함께 있는 것은 법도에 맞지 않는다. 그렇지만 하룻밤 정도 쉬고 가시려는 거겠지.’
여신은 자기의 아이들을 데리고 석굴을 나가 테라가 잘 수 있게 해 주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테라는 석굴 근처에 있는 마을로 탁발을 나갔다. 이때 한 여자 신자가 테라를 보고 테라를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가더니 음식을 마련해 나왔다. 그러면서 우기 석 달 동안 빅쿠에게 필요한 까사와 음식 장소(수도원) 약품 등을 공급하는 신자로 자기를 선정해 달라고 청했다. 그리하여 빅쿠는 이 여인의 도움을 받아 태어남과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석굴의 여신은 테라가 다시 굴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누가 테라를 초청했나 보다. 그러나 오늘 내일 사이에 떠나겠지.’
그러나 그렁저렁하는 사이에 훌쩍 두 이레(14일)가 지나갔다. 그래서 여신은 이제는 의심의 여지없이 테라가 우기 석 달 동안을 이곳에 머물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여신은 갈 곳도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테라를 쫓아내려고 자기의 신통력으로써 혹 테라에게 계행상의 무슨 결함이 없는지 살펴보았다. 결함이 있다면 그것을 빌미로 테라를 내쫓으려는 심산이었다. 그렇지만 테라에게는 아무런 결함도 없었다.
그래서 여신은 테라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는 신자 집에 갔다. 여신은 신자의 가장 나이 어린 아들을 해코지하여 아들의 고개를 돌려 얼굴을 등 쪽으로, 뒷머리를 가슴 쪽으로 오게 만드는 한편,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큰 병신을 만들어 버렸다. 재가 신자는 이 같은 변을 당하자 비명을 질렀다. 이때 여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내가 네 아들을 이렇게 만들었다. 나는 네 아들을 희생하여 바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그 대신 네가 빅쿠에게 가서 감초가루를 기름에 섞어서 그것을 끓인 다음 그 약을 아들 코에 집어넣어 달라고 해라. (테라로 하여금 의료 행위를 하게 하여 계를 어기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네, 아들을 예전상태로 되돌려 놓겠다.”
“차라리 내 아들을 버릴지언정 그렇게는 못하겠소. 나는 테라님을 존경하기 때문이요.”
“그렇다면 그 빅쿠에게 약간의 진정제 가루를 아들의 코 속에 넣어 달라고 부탁하여라.”
“그것도 할 수 없소.”
“정 그렇다면 그 빅쿠가 당신 집에 탁발을 하러 왔을 때 그의 발을 씻은 물을 네 아들의 머리 위에 뿌려 달라고 하여라.”
“그건 할 수 있겠소.”
그래서 재가 신자는 띳사 테라가 자기 집에 탁발 왔을 때 앉을 자리를 권하여 앉게 하고 쌀죽과 여러 가지 음식을 공양한 다음 빅쿠가 음식을 먹고 있는 동안 빅쿠의 발을 씻어 주었다. 그리고서 그 물을 자기 아들의 머리위에 뿌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테라는 선선히 응락하여 그대로 따랐다. 그러자 여신은 아들을 풀어 주고 석굴로 돌아갔다.
한편 빅쿠는 거기에서 공양을 다 마치자 자기의 수행 주제를 잊지않고 몸의 서른두 가지 부분을 잘 관찰하면서 신자의 집에서 떠났다. 빅쿠가 석굴 앞에 도착하자, 석굴의 여신이 빅쿠에게 말했다.
“위대한 의사님, 의사님은 이 석굴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빅쿠는 멈추어 서서 물었다.
“너는 누구냐?”
“나는 이 굴에 사는 여인이오.”
그래서 빅쿠는 자기가 과연 저 여신의 말대로 의사 노릇을 한 적이 있었던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러나 자기는 사마네라가 된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의사 노릇을 해본 적이 없었고, 계행에 어긋나는 행위도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나는 의사 노릇을 한 적이 없는데 너는 어째서 그 같은 말을 하느냐?”
“당신에게 그런 일이 없다구요?”
“그렇다.”
“그러면 내가 일깨워 드리지요.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신은 당신 신자의 아들이 귀신 잡혀 있을 때 당신의 발 씻은 물을 그의 머리 위에 부어 주지 않았습니까?”
“그런 일은 있었다.”
“바로 그것이 의사 노릇이 아니고 무엇이요? 당신은 이제 의사이지 빅쿠가 아니오.”
그러자 빅쿠는 혼자 이렇게 생각했다.
‘그동안 나는 참으로 부처님의 계율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생활해 왔다. 그것은 이 여신의 말만 들어 보아도 증명이 된다. 이 여신은 이번에 발 씻은 물을 부어 준 그것밖에는 빅쿠로서 계행상의 허물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되자 그는 자신이 계율을 완벽하게 지켜왔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환희가 샘솟아 올랐다. 그렇지만 수행력이 대단했던 테라는 그 기쁨에도 빠져들지 않고 자기의 마음의 변화를 예의 관찰하면서 일념을 유지했다. 그때 테라는 한 발자국을 옮기는 것보다도 짧은 순간에 마침내 아라하따 팔라를 성취하였다. 아라한이 된 테라는 여신에게 이렇게 훈계했다.
“네가 터무니없이 허물없고 계행이 청정한 나를 헐뜯는구나. 너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자격이 없다. 어서 이곳을 떠나거라.”
그는 게송을 읊었다.


내 생활은 청정했고,
나의 빅쿠 자격에는 허물이 없네.
너는 청정한 빅쿠를 공격하지 말라.
그리고 이 숲 속을 떠나라.


이 일이 있은 뒤 테라는 우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하여 거기에 머무르다가 부처님께 돌아갔다. 이때 빅쿠들이 그에게 물었다.
“빅쿠 형제여, 형제는 빅쿠로서의 책임을 다하여 성공적으로 수행을 마쳤습니까?”
그래서 그는 자기가 그곳에서 겪은 일을 다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빅쿠들은 물었다.
“형제여, 석굴에서 여신의 말을 듣고 형제는 화가 나지 않았습니까?”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빅쿠들은 부처님께 가서 이렇게 고했다.
“부처님이시여, 저 빅쿠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석굴의 여신이 이러저러하게 행동할 때 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그렇지 아니 하니라. 여래의 아들은 그때 화를 내지 않았느니라. 그는 늘 한적한 생활을 즐겼으며, 바라는 것이 적었고, 언제나 만족하는 사람이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그는 스스로 초연하여
재가 신자나 출가 빅쿠와 함께 섞이지 않고
홀로 자유로이 거처 없이 수행하면서
적은 것에 만족하여 욕심이 없었다.
나는 그를 브라흐마나라 부른다.



청산에 올라 - 심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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