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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9 20:36:24, 조회 : 1,122,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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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한 벌 발우 하나로
조주의 문을 드나들었네.
산에 산에 쌓인 눈을 다 밟은 뒤에
이제는 돌아와 흰 구름 위에 누워 있다네.
一衣又一鉢 出入趙州門 踏盡天山雪 歸來臥白雲
일의우일발 출입조주문 답진천산설 귀래와백운
- 벽송지엄
.................................
이 글의 주인공인 벽송 지엄(碧松智儼,1464~1534)스님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속성은 송씨다. 법명은 지엄이며 당호는 벽송이다. 어느 날 어머니의 꿈에 한 인도 스님이 예를 올리고 자고 간 뒤에 잉태하여 낳았다고 한다. 계룡산 상초암(上草庵)으로 들어가 조징(祖澄)대사 밑에서 출가하고, 직지사에서 벽계 정심(碧溪淨心)선사의 법을 이었다.
조선 중기 스님들의 생활 일면과 세속을 등지고 오로지 화두 하나에만 매달리며 살아온 전형적인 수행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하다. 생활이나 마음의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절제와 깨끗함의 아름다운 선의(禪意)가 물씬 묻어난다. 그야말로 선천선지(禪天禪地)에 선산선수(禪山禪水)다.
가진 것이라고는 오로지 옷 한 벌, 발우 하나뿐이다. 마음에 담아 둔 것이라곤 조주의 무(無)자 화두뿐이다. 이 화두 하나로 얼마나 여러 번 조주 스님의 문턱을 드나들었던가. 산이란 산의 산은 다 밟았다. 얼마나 발이 시리고 무릎이 아팠던가. 무수겁 동안 쌓고 쌓은 온갖 번뇌와 인간의 삶들을 일일이 헤집으며 이제는 다 날려 버린 것이다.
더 이상 일이 없다. 비로소 두 다리를 뻗고 한잠 늘어지게 잠을 자도 좋다. 그것도 흰 구름 위에서 잠을 자니 얼마나 가볍고 편안한가. 여름 날 흰 구름은 쳐다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하다. 구름 위로 올라가서 두둥실 어디론가 떠가는 착각을 한다. 그런데 벽송 스님은 실제로 구름 위에 누워서 잠을 자고 계시다.
유유자적 / 하윤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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