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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21:32:24, 조회 : 1,161,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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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부처님오신날’은 왜 나라마다 다른가?
부처님오신날은 어느 해나 화려하고 뜻깊다. 일주일을 앞두고 열리는 연등회燃燈會가 백미이고 장관이다. 수십만 명의 내외국인이 서울 도심에 운집해 손에 든 연등으로 밤하늘을 밝힌다. 2012년 국가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가치가 더욱 커졌다. 부처님의 탄생일인 음력 4월 8일 전국 사찰에서 열리는 법요식에서 불자들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겠다고 다짐한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봉축 분위기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참고로 불교의 상징인 연꽃 때문에 간혹 연등의 ‘연’을 ‘연꽃 연’ 자로 알지만 '불사를 연’ 자가 맞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부처님오신날은 음력 4월 8일이다. 양력으로는 대개 5월의 어느 날에 걸린다. 부처님은 기원전 563년경 이날 해 뜰 무렵, 숫도다나 왕과 마야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전한다. 특이한 것은 북방 불교와 남방 불교가 부처님 탄생일을 각기 다른 날을 정한다는 점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홍콩, 마카오, 대만 등 동아시아권에서는 공통적으로 음력 4월 8일이 기념일이다. 사찰에 연등을 달거나 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도 대동소이하다. 다만 일본은 양력 4월 8일을 부처님오신날로 쇤다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남방 불교 국가들은 일주일 뒤인 음력 4월 15일을 불탄일로 친다. 이름하여 ‘웨삭데이vesak day’. 웨삭은 부처님이 사용하던 빨리어 ‘위사카visakha'에서 유래한다. 인도 달력으로 2월을 가리킨다. 남방 불교의 전통에 의하면 부처님은 위사카월 보름날에 탄생했다. 인도 달력 2월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음력인 시 헌력 4월에 해당한다. 유엔UN은 1999년 음력 4월 15일을 웨삭데이로 지정해 매년 이날에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1956년 네팔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대회에서 참석 국가들은 양력 5월 15일을 부처님오신날로 확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1개월이 30~31 일인 양력과 29~30일인 음력은 응당 시간차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날이 과연 그날일까? 나라마다 의심이 나타났다. 결국 1998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대회에서 양력 5월 15일을 양력 5월 중 보름달이 뜨는 날로 바꿨다. 음력 4월 15일 즈음이 된다.
한편 음력 4월 15일은 우안거兩安居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안거는 출가자들이 외부 출입을 끊고 수행에만 전념하는 행위이자 기간이다. 불교만이 아니라 부처님이 생존하던 당시에도 있었던 인도 고유의 풍습이다. 제자들이 우기에 돌아다니다가 땅속에서 기어 나온 벌레들을 자기도 모르게 죽이는 것을 보고 부처님은 안거 제도를 도입했다. 대체로 덥기만한 남방 불교에서는 안거를 여름 한 차례만, 덥다가 추운 북방 불교에서는 여름과 겨울 두 차례를 난다. 각각 음력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음력 10월 15일부터 다음 해 1월 15일까지다. 안거의 출발은 결제結制, 종료는 해제解制라 한다.
남방 불교에서는 우안거 결제일을 탄생일뿐만 아니라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성도일成道日이자 목숨을 거둔 열반일로 삼았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부처님의 생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건이, 같은 날에 이루어졌다고 보는 시각이다. 구미래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초기 경전인 『장아함경』에는 여기에 출가일을 포함해 4대 명절의 날짜가 모두 2 월 8일로 기록돼 있으며 『반니원경』에는 전부가 4월 8일로 적혀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부처님오신날이 예로부터 2월 8일과 4월 8일 로 나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역시 초기에는 '12월 25일’ ‘1월 3일’ ‘3월 21일' 등으로 중구난방이었다. 오늘날 예수는 세계 최대 종교의 시조이지만, 살았을 당시에는 변방의 도인일 뿐이었고 그를 따르는 무리 역시 소수 집단에 불과했다. 불교의 출발도 이와 비슷했다. 아웃사이더의 생일을 정확하게 기억해주는 당대의 사가史家는 없다. 세월이 흘러 교단이 성장하고 전파되면서 각국의 문화와 풍습에 따라 대략 이때쯤으로 탄생일을 정했을 것이다.
부처님의 탄생일을 확증할 수 없는 상태에서, 4월 8일은 단순한 날짜가 아니라 상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은 저서 『붓다순례』에서 4월 8일의 기원에 대해 추측했다. 요약하자면 부처님은 2월 8일에 출가해 12월 8일 성도했으며 4성제와 8정도, 12연기를 교리로 한 8만4,000 법장의 12부경을 설하고 열반했다. 이후 8섬 4 말의 사리를 남겼으며 이를 8개국 국왕들이 나누어 근본 8탑을 조성했다. 결론적으로 부처님의 생애는 4와 4의 배수로 점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4월 8일이란 부처님의 완전무결함을 암시하는 일종의 다빈치코드인 셈이다.
부처님 오신 날 - 비뮤티(홍범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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