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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9 00:49:45, 조회 : 1,211,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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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어떤 절은 왜 '○○사'라 하고, 어떤 절은 왜 ‘○○암'이라고 하나?
전국에는 시군 단위로 불교사암연합회가 있다. 지역 사찰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포교 역량을 결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단체다. 혹자들에게는 얼핏 ‘사암'이란 단어가 생경할 터인데, 사찰과 암자를 아우르는 말이다.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절은 왜 ‘사'라고 하고, 어떤 절은 왜 ‘암’이라고 하는지 궁금해할 만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대적으로 큰 절은 ‘사, 작은 절은 '암'이란 이름을 붙인다.
'사'의 본래 발음은 '시'였다. 실크로드는 동서를 잇는 최초의 교역로였다. 실크로드를 오가는 수레에는 물건과 함께 경전도 실렸다. 원래 ‘사’는 외국의 사신을 맞이하던 임시 숙소였다. 후한後漢시대에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면서 서역의 스님들이 빈번하게 중원을 찾았다. 역경승이 사에 체류하는 주요 손님이었던 것이다. 최초의 중국 사찰이 세워지자 그 이름을 '백마사白馬寺'라 정했다. 스님들이 주요 고객이 되다 보니, 이후로 '사'는 관청을 뜻하기보다는 절을 가리키는 글자로 바뀌게 됐다. 발음이 변한 연원은 스님을 존대하는 '스승 사師'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지금도 관청을 뜻하는 경우에는 '시'라고 발음한다.
명산에 큰 절이 세워지고 사세寺勢를 넓혀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큰 절 주변으로 작은 절이 생기게 마련이다. 본찰인 ‘사'와 구별하기 위해 작은 절은 '암'이라 명명했다.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와 같이 규모가 큰 대찰에는 으레 10개 이상의 산내 암자가 존재한다. 곧 암자는 큰 절에 딸린 작은 절을 가리킨다. '암'의 본래 의미는 마을과 일정하게 떨어진 곳에 나무와 풀을 엮어 만든 임시 움막이다. 어쩌면 한자 ‘庵’ 자 보다는 ‘菴' 자가 본래 의미에 더욱 어울린다. '암자'에서 ‘자'는 주전자, 액자 따위의 낱말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접미사다.
절을 가리키는 또 하나의 명칭이 정사다. 최초의 불교 사원은 죽 림정사이며, 부처님이 금강경을 설법한 장소는 기원정사다. 정사는 ‘절 사寺’ 자가 아니라 ‘집 사舍' 자를 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말 그대로 ‘수행자가 정진하는 집'으로 해석된다. 산스크리트 '비하라 vihara'를 번역한 말이다. 오늘날에는 면적이 작고 스님이 혼자서 운영 하는 사찰을 보통 정사라고 부르는 편이다. 특히 건물의 한 층을 임대 한 소규모의 포교당에서 '정사'라는 이름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선원, 강원, 율원 등 원院 자로 끝나는 명칭은 큰 절 안에 있는 별채로,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을 가리킨다. 선원은 선을 수행하는 곳이고, 강원은 사미 사미니와 같은 예비승들을 가르치는 곳이며, 율원은 계율을 공부하는 곳이다. 한편 재단법인 선학원은 결혼한 대처승이 넘쳐나던 일제강점기, 한국불교의 전통을 수호하기 위해 비구승들이 설립한 단체다. '원'이라고 명명한 까닭은 사찰령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함이었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제정한 사찰령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사찰을 병합, 이전하거나 폐지하고자 할 때는 총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제1조). 본산 주지는 총독, 말사 주지는 도장관道長官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제2조).' 결국 모든 사찰은 일제의 지배를 받아야 했기에 '원'이라는 묘수로 이를 피한 것이다.
가람'은 강의 옛말이자 순우리말이고, ‘가람伽藍은 사찰과 같은 뜻이다. ‘스님들이 한데 모여 수행하는 장소'라는 ‘승가람마僧伽藍摩'의 줄임말이다. '아란야阿蘭若'는 조용한 사찰을 지칭한다. 산스크리트를 음사 한 말로 공한처空閑速, 원리처遠難處라고 번역한다. 한적한 숲속의 쉼터 또는 마을에서 떨어져 수행자들이 머물기에 적합한 곳쯤 되겠다.
총림은 인적으로나 물적으로나 가장 큰 사찰이다. 그야말로 나무가 빽빽한 숲처럼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선원, 강원, 율원에다 염불원을 모두 갖춘 종합수행도량이다. 한편 본사本寺와 말사末寺는 행정 단위에 따른 구분이다. 일제 치하의 본산本山이 본사로 바뀌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전국 25개의 교구敎區 본사로 구성되며 말사는 본사가 관할한다. 각각 국가의 지방자치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에 값한다.
연꽃에 물들다 - 박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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