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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스님의 증도가 강의-032
普德華 2020-10-14 10:21:44, 조회 : 1,066, 추천 : 0
제 8강

종타방임타비
從他謗任他非하라
다른 사람들이 비방하고 헐뜯게 맡겨 두어라

파화소천도자피
把火燒天徒自疲로다
마치 불로써 하늘을 태우는 일이라 스스로 피로할 뿐 이로다

아문흡사음감로
我聞恰似飮甘露하야
나는 비방하는 말을 들으니 흡사 감로수를 마시는 것과 같아서

소융돈입부사의
銷融頓入不思議로다
깡그리 녹아서 모두 사라지니 참으로 불가사의 하도다

관악언시공덕
觀堊言是功德이니
악한 말을 가만히 살펴보니 이것이야말로 공덕이라

차즉성오선지식
此則成吾善知識이라
이렇게 되면 악한 말을 하는 이가 곧 나의 선지식 이로다

불인산방기원친
不因訕謗起怨親이면
비방으로 인해서 원수와 친한 마음을 일으키는 일이 아니면

하표무생자인력
何表無生慈忍力가
생사를 초월한 자비와 인욕의 힘을 어찌 나타낼 수 있으랴

  
종타방임타비
從他謗任他非하라
다른 사람들이 비방하고 헐뜯게 맡겨 두어라

남들이 비방하건 말건 그대로 내버려 두고, 남들이 비난하건 말건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영가대사의 깨달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눈에 영가스님은 배신자일 뿐입니다. 그러니 천태종에서 선종으로 갔다는 표면적인 것만 가지고 얼마나 비방이 많았겠습니까? 시시한 사람이었다면 비방도 따르지 않았겠죠. 워낙 뛰어나고 주목받던 분이니까 비방도 많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기록에 따르면 영가스님은 출가해서도 어머님과 더불어 과년한 누님을 모시고 살았답니다. 모눈을 뜨고 지켜보던 이들에겐 그것도 좋은 시빗거리였던 것입니다.

출가란 기본적으로 세속의 연을 끊는 것입니다. 부모와 형제의 인연이 이무리 지중하다지만 그것을 끊지 못하고 연연한다는 건 출가자의 본분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 혼자만 효자냐? 출가한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절집에 부모 형제를 데려와 살면 어쩌느냐?”는 비난을 받지 않았겠습니까? 이런저런 일들을 빌미 삼아 쏟아 붓는 터무니없는 비난을 영가 스님도 아마 감내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속상함을 스스로 소화해 내느라 이런 말씀도 하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는 영가 스님만의 일은 아닙니다. 경우가 다르고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다들 한 번쯤은 까닭 없는 비난과 터무니없는 험담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럴 때, 불자라면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신일까요? 감정에 휩쓸려 다툼과 아픔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영가 스님의 말씀을 눈여겨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영가 스님께서는 어떻게 대처하셨는가? 남들이 비방하면 화를 내거나 다투지 말고 그냥 비방하도록 내버려두고, 남들이 잘못이라고 하면 굳이 변명하고 따질 것 없이 그가 잘못이라고 하건 말건 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방(謗)’자는 까닭 없이 무조건 비방하는 것을 말합니다. ‘비(非)’ 자는 옳지 않고 그러다, 틀렸다, 잘못이라고 지적하다는 뜻입니다. 왜 그렇게 대처하는가?


把火燒天徒自疲
파화소천도자피 로다
마치 불로써 하늘을 태우는 일이라 스스로 피로할 뿐이로다.

횃불로 아무리 하늘을 태우려고 한들 하늘이 탑니까? 그런 일은 끝내 있을 수 없습니다. 또 횃불을 들고 하늘을 태우려 덤벼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제 정신이겠습니까? 그러는 사람이 어리석은 것이고, 그러는 사람만 피곤할 뿐입니다. 영가 스님 자신에게는 그런 비방과 비난이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긴 했지만 얼마나 심한 곤욕을 치렀기에 이런 말씀까지 하였을까 싶습니다. 혹자는 '깨달음을 얻은 성자인데 뭐가 부족해서 비방을 당할까' 하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 없지. 세상 사람들에게 비방 받을 정도면 성자라 하기엔 부족하지 않은가' 하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비방과 비난은 비방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꼭 까닭이 있어서 비방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도 수없이 비방을 들으셨습니다. 부처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성자이시니 누구에게도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모욕과 비방을 수없이 당하셨습니다. 당시 인도에는 수행자들이 많았고 많은 이들에게 칭송받던 성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부처님으로 칭송받는 젊은 성자가 출연한 것입니다. 평생 종교에 투신해 나이 칠팔십이 되어도 성자 소리를 듣기 힘든데, 부처님은 삼십대 후반에 이미 마가다의 왕 빔비사라가 귀의한 성자로 추앙받았습니다.

또한 사리불존자와 목련존자를 비롯한 다른 종교의 수행자들이 잇달아 부처님께 귀의하고 출가하였습니다. 대중들의 관심을 빼앗기고, 제자들까지 빼앗기자 다른 종교의 지도자들은 흥분했습니다.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힌 그들의 눈엔 부처님은 그저 세상 물정 모르는 새파란 젊은이였을 뿐입니다. 그래서 거리에서 삿대질과 욕을 퍼붓고, 숲과 정사까지 찾아와 비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 터무니없는 비방에 제자들이 동요해 감정적으로 대처하려 하자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것은 바람을 안고 흙먼지를 뿌리는 것과 같다."

참 현명하신 말씀입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흙먼지를 뿌리면 어떻게 됩니까? 뿌린 사람 얼굴만 더러워지는 것입니다. 또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남을 모욕하는 것은 피를 머금었다가 상대에게 뿌리는 것과 같다."

상대에게 모욕을 주려고 상대의 얼굴을 향해 피를 뿌리지만 그 피는 뜻대로 상대의 얼굴에 묻을 수도 있고, 아예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피를 머금었던 그 사람의 입에는 이미 피가 한가득입니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일깨워 주신 것입니다. 남을 욕하면 내입이 먼저 더러워지는 것입니다.


신청곡 : 빛고을 염불나라(범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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