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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스님 新금강경 강의-005
普德華 2021-04-18 10:10:52, 조회 : 1,057, 추천 : 0
실로 제도받은 중생이 없다

여시멸도무량무수무변중생如是滅度無量無數無邊衆生하대 실무중생득멸도자實無中生得滅度者니라.
이와 같이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지만 실은 제도를 받은 중생은 없느니라.

무수히 많은 중생을 제도하지만 ‘실은 제도를 받은 중생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이 구절이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것을 일러 대승정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그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셨으면서 여래는 왜 제도 받은 중생이 없다고 하시는가?  
이것은 상당히 차원이 높은 이야기입니다. 모든 생명은 그 모습을 떠나서,어떠한 삶을 살든지 간에 궁극적 차원에서 보면 '이미 완전무결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이미 제도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제도할 것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부처님께서 평생 동안 설법하시고도 '나는 한마디도 설법한 바가 없다'고 하신 것도 바로 이 구절과 같은 맥락입니다.  

사실 하나하나 뜯어놓고 보면 모든 생명은 그대로 완벽한 존재입니다.우리는 부처님께 보태달라고 조르는데, 우리의 생명은 부처님이 빼앗아가지도 못하고 보태주지도 못하는 것입니다.만약에 보태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몇 푼어치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제도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형식적인 제도일 뿐이고, 부처님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겁니다.  

화엄경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에 보면,"중생들 모두 여래가 갖추고 있는 지혜와 덕상을 전부 똑같이 갖추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모르고 있을 뿐이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기재기재起哉起哉라",신기하고 신기하다고 감탄하셨습니다.부처님 같으신 분이 이 세상에 신기한게 뭐가 있겠습니까?

한 나라의 왕자로 태어나셔서 어릴 때부터 공부도 많이 했고, 최고의 스승들을 찾아다니면서 치열하게 수행했고, 홀로 6년 동안 피나는 고행을 하고 큰 깨달음을 이루신 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온갖 희생을 치르고 수행해서 큰 깨달음을 이루고 법희선열의 기쁨을 맛보셨습니다. 그런데 고행은 커녕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중생을 들여다보니 자신과 똑같아서 신기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말을 들으면,"하늘과 인간의 스승이요, 삼계도사三界導師사생四生의 자부慈父이신 부처님과 중생이 어찌 똑같을 수 있느냐?  
왕족과 불가촉천민을 어찌 같다고 할 수 있느냐?"며 따지는 사람들 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 깨달은 뒤 살펴보니,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덕과 지혜를 다 갖추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서양의 불교연구가들은 부처님의 출현을 인류사에 있어서 최고, 최대의 사건이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출현,그 깨달음의 안목을 통해서 우리 모두를 단번에 부처의 자리로 승격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평생 동안 중생을 제도하셨으면서도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고 하신 것입니다. 만일 부처님께서 '내가 중생을 제도 했다'고 한다면 어불성설입니다. 특히 '무상無相을 종지로 삼는 금강경의 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털끝만한 관념도 남겨놓지 않는 것이
금강경의 큰 뜻입니다.

가장 바르고 으뜸이 되는 큰 가르침

하이고河以故오 수보리須菩提야  약보살若菩薩이 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하면 즉비보살卽非菩薩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만약 보살이'나'라는 상相,'남'이라는 상,'중생'이라는 상,'수명'에 대한 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상이 있다면 현상만 보는 것이고 인간의 본래 면목은 보지
못한 입장이기 때문에 보살이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금강경은 상 없는 것으로써 으뜸을 삼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상이 분명히 있는데,왜 상이없어야 하는지 의심스러울 것입니다.부처님이 중생을 보았을 때 전부 부처로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부처이면서도 아직 덜 떨어져서 제대로 부처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처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왕자들 중에 형편없는 분들도 많은데,그래도 왕자는 왕자입니다. 그렇듯이 아직 자신이 부처라고 하는 확신이 없다 하더라도 틀림없는 부처입니다.

그런데 나라고 하는 상, 남이라고 하는 차별의식, 특히 ‘중생이 다’하는 열등의식이 큰 문제입니다. 꼭 변명을 할 때“아이고,중생이 그렇지 별 수 있어요.라고 합니다. 수자상은 시간적인 한계의식을 말합니다.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대로 늙은 사람은 늙은 사람대로 상이 있습니다.“다 늙었는데,이제 컴퓨터를 배워서 뭐하겠느냐.”며 나이 핑계를 대고 미리 포기하는데, 그것이 수자상입니다. 이런 한계 의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세상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아무리 힘든 역경이 있더라도 힘차게 헤쳐 나가는 것이 금강경을 공부한 사람의 삶입니다.

어떤 번역에는 모양 상相 자를 생각 상想 자로 쓴 것도 있는데, 모양 상으로 쓴 깊은 뜻이 있습니다. 아직 형상화되지않은 상태를 생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 절에서는 스님들에게 보름마다 한 번씩 삭발하고 목욕하고 빨래까지 하는 날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스님들이 광목옷을 많이 입었기 때문에 마호라고 하는 풀 끓이는 소임도 있었습니다. 저도 마호 소임을 더러 보았는데,밀가루를 풀어 놓으면, 처음에는 물에 색깔을 풀어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열이 가해지면 엉겨집니다. 형상이 생깁니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 발전한 상태가 상입니다.

사람 몸에 생긴 병도 마찬가지입니다.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간경화 상태가 되면 고치기 힘듭니다.
우리의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도 처음에는 미미한 생각에 불과하다가 어떤 상황이 되면 차츰차츰 본색을 드러내고 형태가 갖추어 집니다. 나라고 하는 것도 기분이 좋을 때는 겸손하고, 나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고, 서로 의견이 달라 말이 오고가다 보면 그 전엔 전혀 안 보이던 아상이 슬슬 머리를 쳐들기 시작하지요.

그러면 형체를 이뤄서 부딪치게 되고, 소리가 나는 겁니다. 소리가 날 땐 벌써 나라고 하는 생각의 자존심이 형체가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거기다 자꾸 부딪치면 금이 가고 깨지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내용을 모른다면 즉비보살卽非菩薩, 곧 보살이 아닙니다.

불자들이 흔히“상 내지 말아야지.”라는 말을 합니다. 상 내지 않는 것도 참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경전의 이치에 맞고 좀 더 차원은 인욕,'상 냄이 없는 무상無上을 실천하려면 ‘상 낼 것이 없다’는 이치를 확실히 알고, 상을 내고 싶은 마음을 항복 받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 부처님과 같은 존재이니 상 낼 것도 없다는 것, 참 생명의 완전한 가치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이 장을 대승의 가장 으뜸 되는 가르침이라고 한 것입니다.

신청곡 : 큰 수레를 함께 타고(범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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