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공양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 안으로 들어가 차례로 탁발하면서 불가촉천민의 집에 이르셨다. 그때 똥지게꾼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속으로 부끄럽게 여겨 부처님을 피해 다른 골목으로 들어갔다. 하 지만 부처님께서는 어느새 그곳으로 가서 그 사람 앞으로 다가오셨다.
똥지게꾼은 '내가 메고 있는 이 똥통에서는 몹시 더러운 냄새가 나는데 내가 지금 어떻게 부처님을 뵐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했다. 그가 다시 부처님을 피해 달아나다가 어느 연못가에서 똥통 끈이 끊어지는 바람에 통이 깨져서 깨끗한 땅이 오물로 더럽혀졌다. 그는 땅 주인에게 호통을 들을까 겁이 나서 또다시 달아나려고 했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불러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그대 때문에 여기에 왔는데 어디로 가려 하오?"
똥지게꾼이 대답했다.
“제 몸이 더러워 감히 부처님을 가까이에서 뵐 수 없기 때문에 피하려고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 부모를 잃었고, 게다가 친척도 별로 없어 처자식도 없이 외롭고 가난하게 혼자 살면서 똥 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떤 가르침을 주시려고 자비스럽게도 이런 죄인과 이야기를 하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나를 따라오시오. 그대를 제도해 출가시키려 하오."
똥지게꾼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옥에 있는 중생이나 아귀 혹은 축생도 도를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똥지게꾼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주 먼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행을 닦으면서 부처가 된 것은 자신의 죄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함이오.”
부처님께서는 즉시 신통력으로 똥지게꾼을 데리고 허공을 날아 항하로 가서 목욕시키고 그의 몸을 향기롭고 깨끗하게 하셨다. 그리고 다시 신통력으로 기원정사로 데려와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을 데리고 가서 출가시켜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곧 그를 출가시켜 스님이 되게 했다. 그는 수행자가 된 후에 마음속으로 가만히 생각했다. '나는 천한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다행히 조그만 복이 있어 도를 맛보게 되었다. 만일 지금 스스로 도를 구하지 않으면 훗날에는 보잘것없는 범부에 떨어져 지금보다 더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부지런히 수행한 끝에 열흘이 되기도 전에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도를 차례로 얻었다.
<자기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세상 사람들은 여러 학문을 닦는데도 어째서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집착하기 때문에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자기에게 집착하지 않는다면 당장에 진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에게 집착한다는 것은 나와 내 것이 있다는 관념을 말합니다. 성인聖人의 경우 고난을 만나도 근심 하지 않고 즐거움을 만나도 탐닉하지 않는 것은 자기에게 집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지 않는 까닭은 자기조차도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일체가 공하다는 자유로운 경지에 이르면 자기조차도 부정합니다. 하물며 부정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세상에 자기를 부정할 수 있는 자가 몇이나 있겠습니까? 만약 자기를 부정할 수 있다면 모든 존재가 본래 무아가 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