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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마경(무비스님 강설)-82
普德華 2021-12-16 08:50:58, 조회 : 888, 추천 : 0
9. 중생의 생사

舍利弗이 問天하되
汝於此沒(여어차몰)이면 當生何所오

사리불이 천녀에게 물었다.
“그대가 여기에서 죽으면 마땅히 어느 곳에 태어납니까?”

天이 曰
佛化所生으로 吾如彼生하나이다

천녀가 말하였다.
“부처님의 교화로 태어났습니다. 나도 그와 같이 태어납니다.”

曰佛化所生은 非沒生也니라
사리불이 말하였다.
“부처님의 교화로 태어나는 것은 죽거나 태어남이 아닙니다.”

天이 曰
衆生도 猶然(유연)하야 非沒生也니라

천녀가 말하였다.
“중생도 오히려 그러해서 죽거나 태어남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본래로 삶과 죽음이 없습니다.
삶과 죽음이 없는 가운데서 환영으로 삶과 죽음을 받는 것을 볼 뿐입니다.
없는 듯이 있는 천녀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삶과 죽음이 있는 가운데 삶과 죽음이 없는 이치를 밝힌 것입니다.

10. 보리의 無所得(무소득)

舍利弗이 問天하되
汝久如에 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아

사리불이 천녀에게 물었다.
“그대는 얼마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됩니까?”

天이 曰如舍利弗이
還爲凡夫라사 我乃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니라

천녀가 말하였다.
“가령 사리불이 다시 범부가 되어야 내가 이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舍利弗이 言
我作凡夫는 無有是處니라

사리불이 말하였다.
“내가 범부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天이 曰
我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도 亦無是處니
所以者何오 菩提는 無住處ㄹ새
是故로 無有得者니라

천녀가 말하였다.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도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보리는 머무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얻을 수 없습니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란 최상의 깨달음입니다.
최상의 깨달음은 사람마다 久遠劫(구원겁) 이전부터 본래로 가지고 있습니다.

본래로 가지고 있는 本覺(본각)이며 本成佛(본성불)이라면, 언제쯤 깨닫겠느냐고 묻는 것은 소승적 어리석음입니다.
그러므로 本覺은 머무는 곳도 없거니와 얻을 것도 아닙니다.

舍利弗이 言
今諸佛이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하며
已得當得도 如恒河沙는
皆謂何乎아

사리불이 말하였다.
“지금 모든 부처님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며,
이미 얻었으며, 앞으로 얻을 것도 항하강의 모래수와 같다는 것은
다 무엇을 이르는 것입니까?”

天이 曰
皆以世俗文字數故로 說有三世ㄴ정
非謂菩提가 有去來今이니다

천녀가 말하였다.
“모두가 세속의 문자인 숫자를 사용하여 3세가 있음을 말한 것일 뿐입니다.
보리가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있다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최상의 깨달음인 본각이며 本來成佛은 경전상에서 낮은 근기의 중생을 가르치기 위해서 편의상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것일 뿐, 실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래로 법계에 고르게 널리 가득 차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니 현재니 미래니 하는 것은 세속적 관점에서 하는 표현입니다.

天이 曰舍利弗이여 汝得阿羅漢道耶아
천녀가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그대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습니까?”

曰無所得故而得이니라
사리불이 말하였다.
얻을 바가 없으므로 얻었습니다.”

天이 曰
諸佛菩薩도 亦復如是하야
無所得故而得이니라

천녀가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얻을 바가 없는 까닭에 얻었습니다.”

“얻을 것이 없다[無所得]”는 말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용어입니다.
그래서 『반야심경』의 핵심도 無所得입니다.
수다원이나 사다함이나 아나함이나 아라한이나 보살의 경지나 부처의 경지나, 어떤 실다운 법이 있어서 얻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도 끝도 오직 본래 그대로의 차별 없는 참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人佛思想(인불사상)을 주창하는 것입니다.

爾時에 維摩詰이 語舍利弗하되
是天女는 已曾供養九十二億諸佛하며
已能遊戲菩薩神通하며 所願이 具足하고

그때에 유마힐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이 천녀는 이미 일찍이 92억 부처님에게 공양하였으며,
이미 능히 보살의 신통에 노닐며, 원하는 바가 구족하고,

得無生忍하야 住不退轉이언마는
以本願故로 隨意能現하야 敎化衆生하나니라

생멸이 없는 진리를 얻어서 물러서지 않는 경지에 머물지만,
본래의 서원 때문에 마음대로 능히 나타나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입니다.”

유마힐이 드디어 그동안 곤욕을 치르며 온갖 수모를 겪은 사리불에게 天女의 경력을 설명하였습니다.
어쩌면 천녀라는 이름으로 유마힐 자신이 깨달아 얻은 수행 이력을 다 토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경전의 설법이란 누구의 이름으로 무슨 말을 하든지,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실재한 인물이든 가공의 인물이든, 실재한 사건이든 꾸며낸 사건이든 그것도 역시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그들의 가르침 속에서 독자가 佛法의 이치를 알고 깨닫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설사 실재했던 사건이나 말이라 하더라도 그것에서 아무런 가르침도, 깨달음도, 교훈도 없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신청곡 : 구름이 대지위에 비를 뿌리면(정목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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