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雪山 한쪽 큰 대나무 숲에 많은 새와 짐승들이 살고 있었다. 그 가운데 환희수歡喜首라는 앵무새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숲에 바람이 몹시 불어 대나무가 서로 부딪치면서 마찰을 일으켜 큰 불이 났다. 새와 짐승들은 모두 두려워했으나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때 앵무새가 새와 짐승들을 가엾이 여겨, 물가에 가서 날개를 적셔와 불 위에 뿌렸다. 앵무새가 자비심으로 열심히 하였기 때문에 제석천의 궁전이 감응 하여 진동하였다. 제석천왕은 무슨 이유로 궁전이 진동하는지 천안天眼으로 살펴보다가, 한 앵무새가 대비심大悲心을 내어 불을 끄려고 온 힘을 다했으나 불을 끄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제석천왕은 앵무새를 향해서 말했다.
“이 숲은 너무 커서 수천만 리나 되는데, 네 날개가 적시는 물은 몇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어떻게 그 큰불을 끌 수 있겠는가?"
앵무새가 대답했다.
“제 마음은 매우 넓으므로 부지런히 힘쓰면 반드시 불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몸이 다하도록 불을 끄지 못하면, 다음 생의 몸을 받아 맹세코 불을 끄고야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