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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8일(금) 아침방송법문 : “비워낼수록 지혜가 자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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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8 08:03:07, 조회 : 820,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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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9년 11월 28일(금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비워낼수록 지혜가 자란다.”
법우 여러분. 고요했던 선명상의 시간을 지나, 이제 비로소 마음의 그릇이 맑게 비워졌음을 느껴봅니다.
오늘 저희가 함께 탐구하고자 하는 법문의 주제는 “비워낼수록 지혜가 자란다.”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 불자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정작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온 중장년 법우 여러분에게는 가장 어렵고 절실한 화두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중생의 삶은 평생을 채우는 일에 익숙해져 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채우고 모으는 것을 능력이라고 배웠습니다. 재산을 채우고, 지식을 채우고, 자식들의 성과를 채우고, 내 명예와 지위를 채우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지금, 혹시 우리는 너무 많이 채워서 무거워진 짐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개고(一切皆苦)'라 말씀하시며, 세상의 모든 것은 괴로움의 본질을 가지고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괴로움의 근원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우리가 나라고 집착하는 아상(我相)과,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영원하고 실체가 있다고 믿는 허망한 생각, 곧 집착(執着)에서 비롯됩니다.
우리 법우 여러분의 마음은 그동안의 삶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때로는 자식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고, 때로는 남편 혹은 아내와의 관계에서 생긴 서운함으로 가득 차 있으며, 때로는 젊은 시절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실체가 없는 번뇌인데도, 우리는 마치 이 번뇌들이 황금 보물이라도 되는 양 꽉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합니다.
이처럼 마음이 가득 차 있으면, 새로운 지혜의 물이 들어올 공간이 없습니다. 지혜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 우리의 청정한 마음속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것인데, 번뇌라는 흙탕물이 그 샘을 막고 있는 형국인 것입니다.
그래서 선지식들은 우리에게 '방하착(放下着)', 즉 '내려놓으라'고 간절히 말씀하셨습니다. 조주 선사에게 한 스님이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내려놓으란 말입니까?” 하고 물었을 때, 조주 선사께서 “내려놓기 싫거든 짊어지고 가거라!” 하고 일갈하신 그 법문은, 비움이 단순히 물리적인 소유물을 버리는 것을 넘어선, 마음속의 번뇌와 집착마저 비워내는 것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진정으로 비워내야 할 첫 번째는 바로‘과거’입니다.
우리 법우 여러분의 지난 세월은 치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깃든 후회, 미련, 원망, 서운함은 이미 흘러가버린 물과 같습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잔상에 마음을 묶어두는 것은, 마치 마른 우물을 붙잡고 물을 길으려 하는 것과 같습니다.
경전에서도 과거심불가득(過去心不可得)이라 하여 '지나간 마음은 얻을 수 없다'고 분명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미 사라져버린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현재의 청정함을 스스로 더럽히는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이제 그 과거의 짐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현재의 평온함을 채우십시오.
두 번째로 비워내야 할 것은 '미래에 대한 염려와 기대'입니다.
우리 법우 여러분 연세가 되면, 자녀들의 결혼이나 취업, 혹은 자신의 건강 문제, 노후 걱정 등 미래에 대한 수많은 불안감이 마음을 잠식합니다. 하지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환영일 뿐입니다. 오직 현재의 노력과 마음가짐만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당장의 행복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생겨나고 인연 따라 소멸한다.'는 연기법(緣起法)을 설하셨습니다. 미래를 붙잡으려 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인연에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자연의 흐름에 맡길 때, 비로소 마음은 고요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비워내야 할 것은 '남과의 비교'입니다.
중장년과 노년층이 되면 남은 인생을 돌아보며, 주변의 동창이나 지인들의 성공과 실패를 비교하게 됩니다. '나는 왜 저 사람만큼 이루지 못했을까?', '내 자식은 왜 저 집 아이만큼 되지 못했을까?'와 같은 비교심은 끝없는 번뇌의 씨앗이 됩니다.
모든 사람의 삶은 고유한 인연의 산물이며, 각자의 깨달음의 속도와 과정이 다릅니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고통의 감옥에 가두게 됩니다. 이 비교의 마음을 비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첫걸음입니다.
화엄경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하여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내 마음속에서 비교의 대상을 비워낼 때, 비로소 내 삶의 가치와 아름다움이 온전히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힘들게 비워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게 될까요?
바로 지혜(智慧)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혜, 즉 반야(般若)는 단순히 지식이나 학식을 뜻하지 않습니다. 반야는 사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며,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공(空)의 도리를 체득하여 번뇌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능력입니다.
마음속의 쓰레기를 비워낼수록, 우리는 세간의 일에 휩쓸리지 않는 청정한 마음을 얻게 되고, 그 청정한 마음 자체가 지혜의 본체가 됩니다. 마치 흐린 물이 가라앉고 맑아지면, 그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듯, 마음이 비워지면 세상의 이치가 명확해지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즉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말씀은 비움과 지혜가 하나임을 보여주는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입니다. 머무는 바 없이, 즉 어떤 상(相)이나 집착에도 얽매이지 않고 청정한 마음을 낼 때, 그 마음이 바로 걸림 없는 지혜의 작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비워야 할 네 번째는 '나의 견해와 고집'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경험과 주장이 굳어져 다른 이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기기 쉽습니다. 내가 옳고 남이 틀렸다는 흑백논리, '내 생각대로 해야 한다'는 고집이야말로 마음을 가장 단단하게 만드는 집착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삿된 견해, 즉 견취(見取)를 번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으셨습니다. 나의 생각, 나의 견해를 잠시 옆에 두고, 다른 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하십시오. 이처럼 텅 빈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할 때, 비로소 자비심(慈悲心)이 싹트고, 그 자비심은 곧 지혜와 함께 작용하여 세상을 더욱 넓고 깊게 이해하게 합니다.
우리가 비움을 수행할 때, 가장 먼저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공포입니다. 무언가를 비우면 내 존재 자체가 사라질까 두려워합니다. 재물을 비우면 가난해질까 두렵고, 고집을 비우면 무시당할까 두렵습니다. 나라는 아상(我相)을 비우면 내가 없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교의 공(空)사상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주의가 아닙니다. 공은 모든 것이 고정된 실체가 없이 인연 따라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텅 비어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물거품처럼 실체가 없는 것을 실체라고 착각하여 붙잡으려 했기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것입니다.
반야심경에서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시色)'이라 한 것은, 이 세상의 모든 보이는 것(색, 色)이 실체가 없는 공(空)이며, 실체가 없는 공이 바로 이 모든 보이는 것의 본질임을 가르칩니다. 이 도리를 깨달을 때, 우리는 나의 실체 없음을 인정하고 집착을 놓아도, 오히려 더 자유롭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곧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비움은 또한 놓아줌의 미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특히 법우 여러분께서는 자녀들을 향한 과도한 기대와 집착을 놓아주어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각자의 업과 인연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온 독립된 존재입니다.
자녀가 원하는 삶이 아닌,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것은 자녀의 삶에 짐을 지우는 동시에, 부모 자신도 끝없는 번뇌 속에 가두는 일입니다. 자녀를 향한 사랑의 마음은 그대로 두되, 그 사랑을 바탕으로 한 기대와 간섭을 비워낼 때, 자녀와 부모 모두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무소유(無所有)의 가르침을 통해, 재물이나 명예뿐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소유하려는 마음을 비우라고 하셨습니다. 자녀는 물론, 배우자, 친구 등 모든 관계를 '나의 것'으로 소유하려는 집착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조건 없는 순수한 자비심으로 관계를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생깁니다.
이 비움의 수행은 일상 속에서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실천으로 나타납니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느라 정작 지금 마시고 있는 차 한 잔의 향기,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의 평온함을 놓치고 삽니다. 마음이 텅 비어 있을 때, 이 순간의 작은 진리들이 비로소 우리의 의식 속으로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설거지를 할 때는 설거지에만 집중하고, 밥을 먹을 때는 오직 밥의 맛에만 집중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선(禪)이며, 일상생활 속에서 깨달음의 지혜를 실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나는 밥을 먹는다.'는 아상마저 비우고, 밥 먹는 행위 그 자체에 몰입할 때, 번뇌는 사라지고 맑은 정신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지혜가 자랄수록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을 쉽게 얻게 됩니다. 모든 것이 인연 따라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허망한 것임을 알게 될 때, 잠시나마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대해 깊이 감사하게 됩니다. 건강, 가족, 하루의 평화, 심지어는 이 아침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여유까지도,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할 인연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에서는 '마음에 탐욕이 없으면 번뇌가 없고, 번뇌가 없으면 열반을 얻는다.'고 설하셨습니다. 이처럼 탐욕을 비우고 감사를 채울 때, 우리의 삶은 자연스럽게 괴로움에서 벗어나 열반의 경지에 가까워집니다.
비움은 또한 용서의 마음을 낳습니다. 평생 동안 가슴에 품고 살아온 누군가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은, 그 사람을 괴롭히기 전에 먼저 나의 마음을 갉아먹는 독약과 같습니다. 그 원망의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입니다.
원망의 실체 역시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연 따라 생겨난 무상한 감정일 뿐입니다. 그 감정을 꽉 붙잡고 있는 내 손을 스스로 펴십시오. 용서라는 비움의 실천을 통해, 마음속에 맑고 시원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따뜻한 자비의 빛을 채우십시오.
법구경에서는 '원한을 원한으로 갚지 않으면, 원한은 스스로 쉬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가르침이야말로 비움의 지혜가 현실의 고통을 치유하는 명약임을 증명합니다. 원한과 분노를 내려놓을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욱 자유롭고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중장년의 삶은 정리의 시기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면의 번뇌와 습관까지도 정리해야 할 때입니다. 그동안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고집을 비우고,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인정하고, 나의 역할을 줄여나가는 것을 자연스러운 순리로 받아들이는 것, 이 또한 용기 있는 비움의 실천입니다. 내가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함, 즉 아상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편안함과 안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비움과 지혜의 법문을 마무리하면서, 법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비움은 고통스러운 포기가 아니라,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한 선택입니다. 우리는 낡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부처님의 지혜를 모셔 들이는 가장 고귀한 의식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시면서, 불필요한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지금 무엇을 쥐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에 머무르려 하는가?' 그리고 그 쥐고 머무르려는 마음을 가볍게 놓아주십시오.
그렇게 비워낼수록, 법우 여러분의 마음은 더욱 맑아지고, 사물을 꿰뚫어 보는 지혜의 눈은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야만 울림이 크듯, 텅 빈 마음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소리를 담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텅 빈 충만함 속에서, 늘 평화롭고 지혜로운 삶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불심사 법우 여러분의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지혜의 빛으로 충만하시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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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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