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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0일(화) 아침방송법문 : “감사로 한 해를 닫을 때 복은 자란다.”
眞虛性宗 2025-12-30 07:18:21, 조회 : 504, 추천 : 0
불기 2569년 12월 30일(화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감사로 한 해를 닫을 때 복은 자란다.”

불심사 법우 여러분, 오늘은 을사년 한 해를 이틀 앞둔 평일 아침입니다.
내일 하루를 남겨두고 있지만 마음은 이미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날 아침에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지나간 한 해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가 정해지고, 다가오는 새해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게 될지도 달라집니다.

오늘 법문의 주제는 “감사로 한 해를 닫을 때 복은 자란다.”입니다. 이 말은 단순히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자는 권유가 아닙니다. 감사는 말이기 전에 마음이고, 마음이기 전에 삶을 바라보는 태도이며, 불교에서는 수행의 한 모습이자 업(業)을 맑히는 힘이라고 가르칩니다.

우리는 흔히 한 해를 돌아보며 잘된 일과 잘되지 않은 일을 나눕니다. 기뻤던 일, 성취한 일, 원하는 결과를 얻은 일은 좋은 해였다고 말하고, 아프고 힘들고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들은 실패한 시간처럼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삶을 그렇게 나누어 보지 않으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조차도 깨달음으로 가는 길 위의 조건이며, 고통 속에서도 마음을 잃지 않으면 그것 또한 수행의 자양분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법구경에는 “사람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을 먼저 세지만, 지혜로운 이는 잃지 않고 지나온 것을 헤아린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깊이 새겨볼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늘 부족했던 것, 이루지 못한 것, 놓쳐버린 것부터 떠올리지만, 사실은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이미 큰 복이고 인연입니다.

올 한 해를 살아오며 몸이 아팠던 분도 계실 것이고, 가족 문제로 마음이 편치 않았던 분도 계실 것이며, 경제적으로, 관계 속에서, 혹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힘겨운 날을 보내신 분도 많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늘 아침 이 시간에, 불심사 아침방송을 들으며 부처님 말씀을 마주하고 계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한 해를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이미 복을 심고 있는 마음”이라고 하셨습니다. 감사는 상황이 좋아서 생기는 마음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잃지 않으려는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감사는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며, 복을 받은 뒤에 하는 것이 아니라 복을 자라게 하는 씨앗이 됩니다.

한 해의 끝에서 우리가 원망으로 문을 닫으면 원망이 다음 해로 이어지고, 후회로 문을 닫으면 후회가 또 다른 후회를 낳습니다. 그러나 비록 부족했더라도 “여기까지 잘 왔다”고 스스로를 인정하며 감사로 문을 닫으면, 그 마음이 그대로 다음 해의 바탕이 되어 복으로 자라납니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의 인연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이 앞서고 마음이 모든 것을 이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감사의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 그 마음이 업이 되어 다음 날의 생각을 만들고, 다음 달의 선택을 만들며, 결국 다음 해의 삶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연말의 하루, 연말의 마음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오늘 이 아침, 법우 여러분께서는 잠시라도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나는 한 해를 살아냈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여기까지 왔다’. 이 한마디를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다면, 그 순간 이미 감사는 시작된 것이고, 복은 조용히 자라기 시작한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말하는 감사는 단순히 예의 바른 말이나 습관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감사는 업(業)을 전환하는 힘이며,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수행입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에서는 감사가 곧 지혜로 이어지고, 지혜가 다시 자비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는 흔히 감사할 조건이 갖추어져야 감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잘 풀리면 감사하고, 건강하면 감사하고, 형편이 나아지면 감사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조건이 좋아진 뒤에 마음을 바꾸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먼저 마음을 바르게 하면 조건은 그 뒤를 따른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연기법의 핵심입니다.

증일아함경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마음이 청정하면 그 길에 따르는 과보도 청정해지고, 마음이 어지러우면 그 길에 따르는 과보 또한 어지러워진다.” 이 말씀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감사는 마음을 가장 빠르게 청정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라고 묻는 대신 ‘이 시간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웠을까’라고 묻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마음의 결이 달라집니다. 힘든 일은 사라지지 않았는데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고, 상황은 그대로인데 숨이 한결 편해집니다. 이것이 감사 수행의 실제적인 효과입니다.

특히 연말이 되면 우리는 스스로를 더 쉽게 책망합니다. 왜 더 잘하지 못했을까, 왜 그때 그렇게 말했을까, 왜 이만큼밖에 오지 못했을까 하며 자신을 몰아세웁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수행이란 자신을 다그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바로 보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바로 본다는 것은 부족함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족함 속에서도 살아온 나 자신을 인정하는 일입니다.

감사는 자신을 합리화하는 마음이 아닙니다. 감사는 변명도 아니고 포기도 아닙니다. 감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 안에서 무너지지 않겠다는 마음의 선택입니다. 그래서 감사는 약한 마음이 아니라 가장 단단한 마음입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한 해를 감사로 닫는다는 것은 ‘이 한 해가 완벽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이 삶을 존중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이 선언이 있을 때, 우리는 다음 해를 두려움이 아니라 신뢰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늘 현재의 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과거에 묶이지 말고, 미래에 끌려가지 말고, 지금 이 마음을 바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이 아침은 바로 그 가르침을 실천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금 이 마음을 감사로 세우는 것, 이것이야말로 연말에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수행입니다.

감사로 한 해를 닫으면, 그 감사는 단지 마음속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말이 부드러워지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며, 자신에게 주는 평가 또한 조금 너그러워집니다. 그리고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다음 해의 삶을 전혀 다른 결로 이끌어 갑니다.

법우 여러분, 이제 감사가 어떻게 복으로 자라는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흔히 복을 눈에 보이는 결과로만 생각합니다. 일이 잘 풀리고, 형편이 나아지고, 몸이 편안해지는 것을 복이라 여기지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복은 그보다 훨씬 깊고 넓은 의미를 지닙니다.

잡아함경에는 “마음이 바르면 세상이 바르게 보이고, 마음이 삿되면 세상 또한 삿되게 보인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복이 바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줍니다. 감사의 마음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고, 그 눈이 바뀔 때 삶 전체의 결이 달라집니다.

감사로 자라는 복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큰돈이 생기거나 모든 문제가 한순간에 해결되는 방식으로 오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을 대하는 말투가 부드러워지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음이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스스로를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됩니다. 이런 변화들은 겉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삶을 오래도록 지탱해 주는 가장 든든한 복입니다.

한 해를 감사로 닫는다는 것은 과거를 미화하는 일이 아닙니다. 아팠던 일은 아팠던 대로, 힘들었던 일은 힘들었던 대로 인정하되, 그 모든 시간을 통과해 지금 여기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존중하는 일입니다. 이 존중이 바로 자기 자비이며, 자기 자비가 있을 때 우리는 타인에게도 자비로워질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는 멀리 있지 않고, 자기 자신을 해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고 하셨습니다. 연말에 자신을 책망하고 몰아붙이는 대신, ‘그래도 잘 견뎌왔다’고 말해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비이며 수행입니다. 감사는 바로 그 자비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이 아침만큼은 한 해 동안 잘하지 못한 일보다,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날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무너질 뻔했던 순간에도 다시 하루를 시작했던 자신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기억 하나하나가 이미 감사의 씨앗이며, 그 씨앗은 반드시 복으로 자라납니다.

이틀 후면 우리는 새로운 해의 첫날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새해는 달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이 하루를 감사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내일의 새해 또한 훨씬 부드럽고 단단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모두, 을사년 한 해 동안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크고 작은 아픔 속에서도 이 자리까지 오신 여러분의 삶에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오늘 이 아침, 감사로 한 해를 닫으시고, 그 감사가 복으로 자라 병오년 새해의 바탕이 되기를 간절히 발원드립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법우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삶 위에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하며,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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