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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沈默)
松庵 2007-03-21 07:31:00, 조회 : 1,328, 추천 : 0
  첨부파일 : SSA51029(8824).jpg (68kb)   다운 :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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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에는 ‘유마의 일묵(一默)’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벽암록〉제84칙의 공안으로도 나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동시대인으로 불교의 오묘한 뜻에 통달한 유마(維摩)거사가
불이법문(不二法門 : 상대적 관념을 단절한 유일절대의 경지로 깨달아 들어가는 법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은지에 대해 문수보살을 비롯한 31명의 보살들에게 반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31명의 보살들은 모두 언설로 자기가 알고 있는 불이법문을 설했습니다.

특히 ‘지혜제일’이라고 하는 문수보살은 모든 관념과 언설이 끊어진 무언무설무시무식
(無言無說無示無識 : 말할 것도 없고, 설할 것도 없고, 보일 것도 알 것도 없는 법문)으로
불이법문에 들어간다고 설했는데, 이 역시 언어에 의한 설명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31명의 보살들은 유마거사에게 ‘어떻게 불이법문에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흘러도 유마거사는 ‘침묵’으로 일관할 뿐 아무런 말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유마의 침묵’이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문수보살은 이것이야말로 바로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찬탄했습니다.
‘유마의 침묵’은 바로 이 고사에서 유래하는 것이며,
선문(禪門)에서는 예로부터 공안(公案 = 화두)으로 쓰고 있습니다.

침묵은 일반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언어에 의지하지 말 것(不立文字)을
주장하는 선문에서는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언어 밖의 경지를
이러한 침묵을 통해 남김없이 설파해야 합니다.
이 침묵이야말로 유일절대의 진리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이상의 참된 설법은 없습니다.

육조 혜늠(六祖 慧能)의 법을 이은 영가 현각(永嘉 玄覺)은 깨달음을 얻고 나서
지은 증도가(證道歌 : 깨달음의 노래)에서 “침묵할 때 설하는 것이요,
설할 때 침묵하는 것이다(默時說 說時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침묵이 가장 진실한 표현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달마대사(536년 입적)에게 불법을 청해 들은 양무제(梁武帝)가 부대사(傅大士, 497~569)에게
〈금강경〉설법을 청하자, 부대사는 법좌에 올라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내려왔다고 합니다 (벽암록67칙).
이 역시 침묵으로 〈금강경〉강의를 마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침묵으로서 깨달음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사실 ‘깨달음의 세계’ 또는 자기가 깨달은 세계를 언어나 문자로써
100%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처럼 불이법문이라든가 깨달음의 세계를 언어나 문자로써는 표현할 수 없음을
‘침묵’을 통해 말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때문에 ‘침묵’은 불이법문을 가장 잘 설파한 것이며,
이 침묵을 통해 무한절대의 경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레와 같은 침묵’이라고 말하고 이때의 침묵은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레와 같은 굉음의 진실한 소리인 것입니다.
이 침묵은 소리 없는 소리요, ‘한 손바닥의 소리’입니다.
또 이 침묵 속에는 절대의 진리가 약동하고 있습니다.
침묵은 유마를 말하고 있고 유마가 침묵을 보였습니다.
침묵을 떠난 유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침묵과 유마는 둘이 아닌 하나입니다.

그래서 사찰의 경내에서 ‘묵언(默言)’이라고 적힌 표찰을 목에 걸고
묵언수행을 하는 행자나 스님들을 간혹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곧 묵언이 수행의 첫걸음이라는 말입니다.
자신이 내뱉는 한 마디 말이 비수가 될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잠시 생각해 보고 구업을 짓지 않는 삶의 자세를 생활화 합시다.

                                          백화도량  부용사  송암/지관  합장
공덕림 [2007-03-21] : 스님 그래요 말한마디가 비수로.....감사합니다_()_
양진월 [2007-03-21] : 아름다운 마음의 소리 울림으로 들려주신 감로수와 같은 법문 오늘도 마음가득한 양식으로 받아갑니다 자신을 잘 보살피어 실행하는 수행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우화루 [2007-03-21] : 달마대사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묵언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침묵하며 향을 피워내게 하소서_()_
qncjslatkfkd [2007-03-21] : 말조심 입조심 구업을 짓지않기위해 입단속 철처희 하도록 노력해야겠어요_()_
백옥연화 [2007-03-21] : 남에게 상처주는말 내가 책임지지못할말 늘 삼가하며 살아간다고 다짐하면서 어느 순간 상처주는 말을 뱉어버리고 후회하고.. 스님 다시한번 다짐을 합니다 입조심 하겟노라고요 스님 늘~~ 건강하시길 간절히 빕니다_()_
수연행 [2007-03-21] : 말이란 항상 조심해야 겠지요 입으로 짓는 죄가 크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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