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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8일(금) 아침방송법문 : “물러섬도 지혜입니다.”
眞虛性宗 2026-08-28 07:58:32, 조회 : 83, 추천 : 0
불기 2570년 8월 28일(금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물러섬도 지혜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은 “물러섬도 지혜입니다.”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좋은 것으로 여기고, 뒤로 물러서는 것을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남보다 앞서야 하고, 내 주장을 관철해야 하며, 억울한 일을 당하면 반드시 따져야 하고, 내가 옳다는 것을 끝까지 밝혀야 속이 시원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생을 오래 살아보면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가 관계를 잃는 경우가 있고, 한마디 더 했다가 오랫동안 후회하는 경우도 있으며, 조금만 참았으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일을 끝까지 따지다가 큰 다툼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만큼이나 언제 멈추어야 하고 언제 물러서야 하는지를 압니다. 물러선다는 것은 무조건 참거나 상대에게 굴복한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한 걸음 더 나아갔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길지를 헤아려 보는 지혜입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가장 쉽게 경험하는 것이 말다툼입니다. 가족이나 부부 사이에서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문제로 시작했는데 한 사람이 한마디 하면 상대가 두 마디를 하고, 다시 세 마디로 받아치면서 결국 처음의 문제와는 전혀 관계없는 오래된 서운함까지 모두 꺼내놓게 됩니다.

“당신은 옛날에도 그랬잖아요.”, “당신이 먼저 시작했잖아요.” 하면서 서로 이기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말싸움에서 이긴 사람이 정말 이긴 사람일까요. 상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내 마음에도 미움과 후회를 남겼다면 그것은 이긴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손해를 본 것입니다.

법구경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승리는 원한을 낳고, 패한 사람은 괴로워한다. 이기고 짐을 떠난 사람은 평안하게 살아간다.”

우리가 깊이 새겨볼 말씀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기는 방법을 배우려고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이기고 지는 마음 자체에서 벗어나는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상대를 이겨야 내가 편안한 것이 아니라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 걸음 물러서지 못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자존심 때문입니다. “내가 먼저 사과하면 내가 잘못한 사람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참으면 저 사람이 나를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닌가.”,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다음에도 똑같이 할 텐데.”하는 생각이 우리를 붙잡습니다.

물론 세상의 모든 일을 무조건 참고 넘어가라는 뜻은 아닙니다. 부당한 일은 바로잡아야 하고 해야 할 말은 해야 하며, 나와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야 할 말을 하는 것과 화가 난 마음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지혜로운 물러섬은 잘못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서 잠시 물러서는 것입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바로 말하지 않고 잠시 기다리는 것, 상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끝까지 듣는 것, 지금 이 말을 꼭 해야 하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 이것이 바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행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또 말씀하셨습니다. “원한은 원한으로써 사라지지 않으며, 원한을 놓음으로써 사라진다. 이것은 영원한 진리이다.”미움에 미움으로 맞서고 화에 화로 맞서면 잠시 내가 이긴 것처럼 보여도 결국 원한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불이 났을 때 불을 끄려면 기름을 더 부어서는 안 됩니다. 상대의 언성이 높아질 때 나도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그때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말을 낮추고 한 걸음 물러서면 거기에서부터 불길이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가정에서도 그렇고 직장에서도 그렇고 도반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 말만 옳다고 주장하면 화합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내 생각과는 다르지만 당신의 생각도 들어보겠습니다.”하고 한 걸음 물러날 수 있어야 인연이 오래갑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더 쉽게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남에게는 하지 않을 말을 가족에게는 쉽게 하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친절하면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사람에게는 내 마음대로 말하기도 합니다. 가까운 인연이라고 해서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인연일수록 더욱 조심하고 양보해야 합니다.

법우 여러분, 높은 산에 올라가려면 오르막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길에서는 잠시 내려가야 다시 올라갈 길이 나오고, 때로는 잘못 들어선 길에서 되돌아와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도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돌아가느냐.”며 계속 가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은 일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내가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알았으면 돌아설 줄 알아야 하고, 내가 한 말이 지나쳤음을 깨달았으면 사과할 줄 알아야 하며, 욕심 때문에 너무 멀리 나갔음을 알았다면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볼 줄 아는 용기입니다.

수행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언제나 이기는 힘이 아니라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힘입니다. 화가 나도 한마디 덜 하고, 욕심이 생겨도 하나 덜 가지며, 내가 옳다고 생각될 때에도 상대의 처지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지혜로운 물러섬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와 생각이 맞지 않을 때 곧바로 맞서기보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지금 한 걸음 물러서면 무엇을 잃는가, 그리고 무엇을 지킬 수 있는가.”자존심 하나를 조금 내려놓고 소중한 인연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은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한 걸음 물러선다고 인생이 뒤처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물러설 줄 아는 사람에게 더 넓은 길이 보이고,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에게 더 큰 평안이 찾아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배우고 실천해야 할 물러섬의 지혜입니다.

법우 여러분,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물러서야 하고 언제 물러서지 말아야 할까요. 이것을 분별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물러섬이 지혜가 되려면 먼저 내가 무엇 때문에 물러서려 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두려워서 피하는 것인지, 귀찮아서 외면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큰 다툼을 막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잠시 뒤로 물러서는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면서 “나는 물러섰다.”고 말하는 것은 지혜가 아닙니다. 잘못된 일을 보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 것,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데도 나만 편하려고 모른 척하는 것, 해야 할 일을 미루면서 갈등을 피하는 것은 수행자의 물러섬이라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내 자존심 하나를 세우기 위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도 지혜롭지 않습니다. 상대의 말을 꺾어놓아야 직성이 풀리고, 내가 옳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마음이 놓인다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에 붙잡혀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에서 지혜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힘입니다. 내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지금 무엇이 가장 이로운지를 살피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러므로 한 걸음 물러선다는 것은 스스로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상황을 더 넓게 바라보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산길을 걸을 때 바로 앞만 보면 돌부리와 웅덩이만 보입니다. 그러나 잠시 멈추어 주변을 바라보면 어느 길이 안전한지, 어느 쪽으로 가야 목적지에 가까워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화가 난 순간에는 상대의 허물만 크게 보입니다. 서운한 순간에는 내가 받은 상처만 보입니다. 욕심이 커질 때는 내가 얻고 싶은 것만 보입니다. 그럴 때 잠시 물러나 마음을 바라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 사람도 힘들었겠구나.” “내 말에도 지나친 부분이 있었구나.” “이 일 하나 때문에 오랜 인연을 끊을 필요까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립니다.

법우 여러분, 수행은 거창한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순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덜 말하며 한 걸음 늦추는 데서 시작됩니다.

가정에서도 작은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녀가 내 뜻대로 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야단치기보다 한 번 들어주고, 배우자가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서운해 하기 전에 먼저 상대의 사정을 헤아려보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서로 한 걸음씩 물러서면 다툼이 줄어듭니다.

도반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 때문에 섭섭함을 오래 품으면 그 인연은 점점 멀어집니다. 그때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하나.”하고 망설이게 됩니다. 그러나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라 인연을 살리는 일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화가 난 사람에게 맞서 화를 내지 않는 이를 두 번 이긴 사람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는 상대의 화를 이긴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마음속의 화를 이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밖의 사람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마음을 이기는 일이 훨씬 어렵습니다. 말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 따지고 싶은 것을 한 번 멈추는 것, 바로 답하지 않고 시간을 두는 것, 이런 것이 참된 수행입니다.

물론 때로는 분명히 말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반복해서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선을 그어야 하고, 부당한 일에는 바른 말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때조차도 화를 앞세우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말해야 합니다.

“나는 이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이런 방식은 서로에게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분명하게 말하면서도 상대를 모욕하지 않는 것이 수행자의 태도입니다. 물러선다고 해서 내 기준과 원칙까지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싸움을 피하기 위해 무조건 양보하지도 않고, 자기 뜻을 관철하기 위해 끝까지 밀어붙이지도 않습니다. 때에 맞추어 나아가고, 때에 맞추어 멈추고, 때에 맞추어 물러섭니다.

이것이 바로 중도의 지혜입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입니다. 참기만 해서 속으로 병이 되는 것도 옳지 않고, 감정이 생길 때마다 모두 쏟아내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우리가 수행을 하는 까닭은 마음을 더 밝게 쓰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선택을 할 때에도 “이 선택이 내 마음을 더 맑게 하는가, 아니면 더 어둡게 하는가.”를 살펴보면 길이 조금씩 보입니다.

내가 한 걸음 물러선 뒤 마음이 편안해지고 관계가 살아난다면 그것은 지혜로운 물러섬입니다. 그러나 물러선 뒤에도 억울함과 분노만 쌓이고 반복해서 상처를 받는다면 그때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법우 여러분, 물러섬은 약함이 아니라 힘의 다른 모습입니다. 자기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만이 물러설 수 있고, 넓게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양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누군가와 부딪히는 일이 생기거든 바로 반응하지 마시고 잠시 마음속으로 세어보시기 바랍니다. 하나, 둘, 셋 하고 숨을 고른 뒤 이렇게 물어보십시오.
“지금 내가 꼭 이겨야 하는가, 아니면 이 인연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가.”
그 질문 하나가 우리를 다툼에서 지혜로 옮겨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한 번의 물러섬이 오늘 하루의 평화를 지켜주는 큰 수행이 될 수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우리는 “물러섬도 지혜입니다.”라는 주제로 함께 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살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멈추고 한 걸음 물러서야 더 좋은 길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말 한마디를 줄이는 것, 내 주장 하나를 내려놓는 것, 상대의 입장을 한 번 더 헤아리는 것이 우리 삶을 훨씬 평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물러섬은 무조건 참고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야 할 말은 하되 화를 섞지 않고, 지켜야 할 원칙은 지키되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와 생각이 다를 때 바로 맞서기보다 잠시 멈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자존심인가, 아니면 소중한 인연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한 걸음 물러서면 때로는 두 걸음 앞이 보입니다. 내가 조금 낮아지면 상대의 마음도 보이고, 욕심을 조금 내려놓으면 내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은 이기려고 애쓰기보다 평안을 지키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물러설 줄 아는 지혜, 멈출 줄 아는 용기, 내려놓을 줄 아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편안하고 향기롭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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