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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7일(토) 아침방송법문 :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다시 시작할 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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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7 08:35:45, 조회 : 5,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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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70년 10월 17일(토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다시 시작할 때입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제는 너무 늦었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젊을 때 공부를 더 했더라면, 몸이 건강할 때 좋은 습관을 들였더라면, 그 사람이 곁에 있을 때 따뜻하게 대해주었더라면 하고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 이미 놓쳐버린 일이 더 크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법우 여러분, 지나간 일을 아쉬워하는 것과 앞으로의 삶까지 포기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어제를 바꿀 수 없다는 이유로 오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내일의 나는 오늘을 돌아보며 똑같은 아쉬움을 품게 될 것입니다.
지나온 날에 대한 후회가 남은 날의 걸음까지 붙잡게 해서는 안 됩니다.
가을 들녘을 바라보면 한 해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올해 무엇을 이루었나”, “벌써 시월인데 해놓은 일이 없구나” 하고 마음이 쓸쓸해지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살아온 시간을 눈에 보이는 성과만으로 헤아리지는 마십시오.
아픈 몸을 돌보며 하루를 견딘 일도 있고, 어려운 형편 속에서 가족을 지킨 일도 있습니다.
속상한 말을 듣고도 더 큰 다툼으로 번지지 않도록 참아낸 날이 있고, 마음이 어지러워도 부처님 앞에 앉아 자신을 돌아본 시간도 있습니다.
그러한 하루하루 역시 우리 삶을 지탱해 온 소중한 바탕입니다.
그러니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지난 삶을 모두 실패라고 여기고 지워버리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배운 것과 겪은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조금 더 바르게 잡는 일입니다.
넘어져 본 사람은 발밑을 살피는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서운함을 겪어 본 사람은 다른 이의 마음을 더 조심스럽게 헤아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이 인연에 따라 생겨나고 변한다는 가르침을 전하셨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지녀온 생각과 습관도 조건에 따라 형성된 것이므로, 새로운 조건을 꾸준히 만들어 가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는 원래 성격이 이래”, “평생 이렇게 살았는데 이제 바뀌겠어”하고 자신을 단정하기 전에, 오늘 어떤 마음을 익히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화를 자주 냈던 사람도 화가 올라오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했던 사람도 오늘 한 번은 말을 끊지 않고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그 한 번으로 오랜 습관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늘 반복하던 반응 사이에 새로운 선택이 생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와 대화할 때마다 잔소리로 끝나는 분이 계시다고 합시다.
“너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왜 몰라주느냐”는 서운함에 앞서, 오늘은 “요즘 힘든 일은 없니?”하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충고하려 하지 말고, 자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주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마음이 멀어졌던 사이라면 한 번의 대화로 가까워지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내가 마음을 바꾸었다고 상대가 곧바로 웃어주거나 반겨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따뜻하게 대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때, 서로를 대하는 시간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다시 시작할 때는 결과를 서둘러 확인하려는 마음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오랫동안 굳어진 습관과 관계를 바꾸면서 며칠 만에 달라지기를 바란다면, 쉽게 지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 쉽습니다.
씨앗을 심은 뒤 날마다 흙을 파헤쳐 싹이 났는지 확인할 수 없듯, 바른 실천에도 기다림과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물론 현실에는 때를 놓쳐 되돌릴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이미 떠난 분께 직접 사과할 수는 없고, 지나간 젊음과 기회를 그대로 되찾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는 말은 무엇이든 예전처럼 돌려놓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떠난 분께 못다 한 감사가 있다면 그 은혜를 기억하며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할 수 있습니다.
젊은 날 배우지 못한 것이 있다면 지금의 형편에 맞게 한 가지씩 익힐 수 있고, 지난 잘못이 마음에 남아 있다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오늘의 행동을 살필 수 있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할 수 있는 선한 일을 찾는 것, 그것이 지혜로운 새 출발입니다.
오늘 법우 여러분께서는 오래 미루어온 일 가운데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떠올려 보십시오.
고마운 분께 안부를 전하는 일이어도 좋고, 펼쳐놓기만 했던 경전을 한 쪽 읽는 일이어도 좋으며, 미안했던 사람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말 한마디여도 좋습니다.
크게 결심하는 데 힘을 다 쓰기보다, 작더라도 실제로 행하는 데 마음을 기울여 보십시오.
“조금 더 일찍 했더라면”하는 생각이 올라오면,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쉬움은 남아 있지만,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보자.”
그렇게 내딛는 한 걸음에서 남은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법우 여러분, 다시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는데도 선뜻 손이 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해보겠다고 다짐하지만, “하다가 또 그만두면 어쩌나”,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하는 생각이 앞섭니다.
때로는 시작할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서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기 어려워서 망설이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마음이 더 생길 수 있습니다.
평생 가족을 돌보고 자신의 몫을 해 오신 분일수록, 누군가에게 기초부터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는 일이 낯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묻는다고 살아온 세월의 값어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휴대전화 사용법을 배우면서 같은 것을 몇 번씩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찬불가를 익히다가 가사를 놓칠 수도 있고, 경전을 읽다가 뜻을 몰라 한 구절에 오래 머물 수도 있습니다.
그때 “나는 안 되겠구나”하고 마음을 닫기보다,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구나”하고 자신을 기다려주십시오.
우리가 어린아이의 첫걸음을 지켜볼 때 어떻게 합니까?
몇 걸음 걷다가 주저앉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걷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에게는 한두 번의 실수만으로 너무 가혹한 결론을 내릴 때가 많습니다.
수행하는 마음에도 이러한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아침에는 부드럽게 말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낮에 그만 언성을 높였다면, 저녁에는 자신의 말을 돌아보고 사과할 수 있습니다.
한 번 화를 냈다고 하루의 수행이 모두 무너졌다고 여기기보다, 그 뒤에 어떻게 책임지고 마음을 돌이킬 것인지 살피는 것입니다.
다만 자신을 기다려준다는 것이 잘못을 가볍게 넘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하고 지나치기만 하면 같은 일이 되풀이되기 쉽습니다.
어떤 말에 마음이 상했는지, 무엇을 내 뜻대로 하려 했는지 돌아보아야 다음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가령 가족의 한마디에 화가 났다면, 그 말속에 내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섞여 있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십시오.
몸이 고단한데도 쉬지 못해서 마음의 여유를 잃은 것은 아닌지도 돌아보십시오.
원인을 살피면 잠시 쉬거나, 오해한 부분을 물어보거나, 자신의 사정을 차분하게 전할 길이 보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인연을 살핀다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도 이렇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참겠다고 이를 악물기보다, 거친 말과 행동이 일어나는 조건을 알아차리고 그 조건을 바꾸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시작하겠다는 다짐도 막연한 소망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기도를 꾸준히 하고 싶은 법우님이라면, 처음부터 긴 시간을 정하기보다 매일 지킬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십시오.
아침에 세수한 뒤 잠시 합장하거나, 잠들기 전에 오늘 고마웠던 일을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생활의 한자리에 작은 실천을 놓아두면 마음이 내키는 날에만 하던 일이 차츰 일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다 하루를 빠뜨렸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역시 나는 끈기가 없어”하고 자신을 탓하며 며칠씩 놓아버리지 말고, 다음 날 다시 그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빠뜨린 하루를 후회하는 데 남은 날까지 내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걸음을 자꾸 기준으로 삼지 마십시오.
오랫동안 정진한 도반의 모습은 배울 수 있지만, 그분의 오랜 시간을 오늘 시작한 자신의 하루와 견주면 마음만 조급해집니다.
내 몸과 형편을 살피면서도 게으름에만 머물지 않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우 여러분, 다시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향한 모진 채찍만이 아닙니다.
잘못은 정직하게 인정하되 자신을 버리지 않고, 서툴더라도 배움을 이어가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을 내일도 이어가고, 멈추게 되면 다시 돌아오는 그 걸음 속에서 우리 삶은 조금씩 깊어집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우리는 늦었다는 생각 앞에서 어떻게 다시 걸음을 내디딜 것인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반드시 큰일을 이루거나 남보다 앞서가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남은 삶을 조금 더 바르게 살아가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조금 더 따뜻해지는 것도 소중한 새 출발입니다.
예전에는 내 말이 옳다는 것을 끝까지 인정받으려 했다면, 이제는 상대의 이야기도 들어주는 것입니다.
받지 못한 것만 헤아리며 서운해 했다면, 그동안 받은 도움을 기억하고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익숙한 마음의 습관을 돌아보고 바꾸어가는 일이 우리 일상에서 실천하는 수행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나”하고 마음이 작아지는 법우님도 계실 것입니다.
예전처럼 오래 일하기 어렵고, 여러 사람 앞에 나서는 일도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의 크기가 줄어든다고 해서 그 마음의 가치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의 수고를 알아주는 따뜻한 한마디가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힘든 도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시간이 그분에게 큰 위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살아오며 겪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너그럽게 이해하는 일은, 세월이 우리에게 길러준 힘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젊은 날의 자신과만 비교하며 오늘의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지금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 지금의 경험으로 나눌 수 있는 것, 지금의 마음으로 돌볼 수 있는 인연을 찾아보십시오.
새로운 걸음은 지금 내 형편을 정직하게 살피고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불교에서 참회는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마음과 행동을 바로잡아가는 실천입니다.
지난날을 괴로워하는 데만 머물기보다,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후회를 오늘의 바른 행동으로 이어갈 때 참회의 뜻도 삶 속에서 살아납니다.
다만 내가 사과했다고 상대에게 곧바로 용서해 달라고 재촉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오늘 마음을 바꾸었지만, 상대에게 남은 아픔은 아직 가시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을 존중하며 달라진 행동을 이어가는 것까지가 우리가 해야 할 몫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말씀을 들으시며 마음에 떠오른 일이 하나쯤 있으실 것입니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사람일 수도 있고, 미루어온 배움이나 다시 이어가고 싶은 기도일 수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 오늘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보십시오.
안부를 전하고 싶었다면 점심 공양 후에 전화를 드리고, 경전을 다시 읽고 싶었다면 저녁에 한 쪽을 펼쳐보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두었던 일도 시간을 정하고 몸을 움직일 때 오늘의 실천이 됩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못한 일만 헤아리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정성을 기울인 자신을 따뜻하게 돌아보십시오.
시월의 나무들이 잎을 내려놓으며 다음 계절을 맞이하듯, 우리도 남은 날을 위해 내려놓아야 할 생각이 있습니다.
“나는 원래 안 되는 사람이다”, “이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단정부터 조금씩 놓아보십시오.
지나간 날이 아쉽더라도 그 아쉬움 때문에 오늘 할 수 있는 일까지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법우 여러분,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다시 시작할 때입니다.
오늘 이 토요일이 오래된 후회를 되풀이하는 날보다, 작은 실천 하나를 새롭게 보태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소중히 돌보고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지혜와 자비의 걸음을 이어가시기를 합장 발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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