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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0일(화) 아침방송법문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맙시다.”
眞虛性宗 2026-10-20 07:51:22, 조회 : 2, 추천 : 0
불기 2570년 10월 20일(화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맙시다.”

법우 여러분,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까?
당장 해결해야 할 일 때문에 걱정하기도 하지만, 아직 생기지 않은 일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마음을 졸이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몸이 조금 불편하면 큰 병이 아닐까 염려하고, 자녀에게 연락이 없으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불안해합니다.

살림살이를 생각하면 앞으로 들어갈 돈이 걱정되고, 나이가 들수록 혼자 남게 되면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 무심코 한 말을 두고도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며 밤늦도록 뒤척이기도 합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마음속에서는 벌써 어려운 일을 여러 차례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걱정하는 마음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기에 염려하고, 자신의 삶을 책임 있게 살아가고 싶기에 앞날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걱정이 많다고 해서 자신을 나약한 사람이라고 나무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한 가지를 살펴야 합니다.
나의 걱정이 지금 필요한 준비로 이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며 마음의 힘만 소모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앞날을 준비하는 것과 앞날의 괴로움을 미리 짊어지는 것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령 내일 먼 길을 떠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출발 시간을 정하고, 길을 확인하고,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것은 지혜로운 준비입니다.
그러나 길이 막히면 어쩌나, 차가 고장 나면 어쩌나, 가서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걱정한다고 해서 내일의 길이 더 안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잠을 설치고 몸이 피곤해져서, 정작 길을 떠날 때 필요한 여유와 주의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면 편안히 쉬는 것까지도 내일을 위한 준비임을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가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그 생각에 무작정 끌려가지 않도록 이끌어줍니다.
걱정이 떠오를 때에도 그 내용을 곧바로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지금 내 마음에 두려운 생각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고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알아차리는 순간, 걱정과 나 사이에 잠시 숨을 고를 여유가 생깁니다.

‘큰일이 날 것이다’라는 생각과 실제로 큰일이 일어난 것은 다릅니다.
‘자녀가 잘못되면 어쩌나’하는 염려와 자녀에게 정말 어려운 일이 생긴 것도 다릅니다.
그런데 마음이 불안할 때에는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고, 생각 속의 일을 이미 벌어진 일처럼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법우 여러분, 어두운 방에 놓인 옷을 보고 순간 사람인 줄 알고 놀란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불을 켜고 자세히 살펴보면 옷은 그저 옷일 뿐이지만, 확인하기 전에는 두려운 마음이 온갖 상상을 덧붙입니다.
걱정이 커질 때에도 이와 같이 마음의 불을 켜고,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사실부터 살펴야 합니다.

자녀에게 연락이 없다는 것은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바쁜 일이 있을 수도 있고, 잠시 전화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확인이 필요하다면 연락을 해보되, 확인되지 않은 빈자리를 모두 불행한 상상으로 채우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몸이 불편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요한 진료를 받고 몸을 살피는 것은 소중한 일이지만, 확인하기도 전에 가장 무서운 결과부터 단정하면 몸의 불편에 마음의 고통까지 더하게 됩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아직 알 수 없는 부분은 알 수 없는 채로 잠시 남겨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삶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오늘 당장 답을 얻을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자녀의 앞날도, 내 몸의 변화도, 사람 사이의 인연도 내 뜻대로 모두 정해놓을 수는 없습니다.
답이 나지 않는다고 계속 생각을 붙들고 있는 것이 반드시 책임을 다하는 길은 아닙니다.

오히려 밥 먹을 때 밥을 잘 먹고, 쉬어야 할 때 쉬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내는 것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내일을 염려하느라 오늘의 공양을 거르고, 먼 훗날을 두려워하느라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짜증을 낸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싶은 삶은 바로 이러한 오늘의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걱정이 올라오거든 자신에게 조용히 물어보십시오.
‘이것은 지금 일어난 일인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내가 상상하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하고 한 번 더 물어보십시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잠시 호흡으로 돌아와, 눈앞에 놓인 오늘의 일을 돌보십시오.
아직 오지 않은 하루까지 한꺼번에 살아내려 하지 말고, 지금 주어진 이 한때를 정성껏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법우 여러분, 앞서 지금 일어난 일과 마음속에서 상상하는 일을 구별해 보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걱정인 줄 알면서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내가 계속 걱정하고 있어야 무언가 잘못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녀 걱정을 잠시 잊고 편안히 지내면, 자칫 부모의 도리를 다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내려놓고 쉬려해도, 이러고 있어도 되는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깊이와 그 사람 때문에 걱정하는 시간의 길이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닙니다.

밤새 자녀의 앞날을 염려하는 것보다, 통화할 때 따뜻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러니?”라는 말을 거듭하기보다, “요즘 힘든 일은 없니?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말해보렴.” 하고 물어보십시오.
걱정이 상대를 다그치는 말이 되지 않고, 곁을 지켜주는 자비로운 행동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맛지마 니까야의 가르침에서 과거를 뒤쫓거나 미래에 기대를 걸며 매달리지 말고, 현재 일어나는 것을 분명히 살피도록 일러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지나간 일을 되돌리려 애쓰거나 오지 않은 일을 붙잡느라, 지금의 삶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이 가르침을 내일을 위한 계획도 세우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미래를 생각하되, 그 생각에 사로잡혀 지금 해야 할 일을 잊지 말라는 뜻으로 우리 생활에 새겨볼 수 있습니다.
씨앗을 심은 사람이 열매를 기다리더라도, 오늘 할 일은 흙을 살피고 알맞게 물을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날마다 흙을 파헤쳐 씨앗이 자랐는지 확인한다면 오히려 싹이 트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정성을 기울인 뒤에는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내가 할 몫을 다하는 성실함과, 당장 결과를 재촉하지 않는 여유가 함께 필요합니다.

법우 여러분, 걱정이 복잡하게 얽힐 때에는 종이 한 장에 마음을 적어보셔도 좋겠습니다.
무엇이 걱정되는지 적고, 그 아래에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 써보는 것입니다.
머릿속에서 끝없이 맴돌던 염려도 글로 옮겨놓으면, 무엇부터 살펴야 할지 조금씩 드러납니다.

생활비가 걱정된다면 막연히 한숨만 쉬기보다 이번 달의 지출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걱정된다면 혼자 그 사람의 속마음을 짐작하기보다, 차분하게 안부를 물을 수 있습니다.
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작은 행동 하나가 오늘의 막막함을 덜어줍니다.

물론 무엇을 해도 당장 달라지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입니다.”하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십시오.
자신의 힘이 닿는 범위를 인정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힘을 써야 할 자리를 아는 지혜입니다.

기도할 때에도 이러한 마음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게 해주십시오.”하는 간절한 발원과 함께, “어떤 형편에서도 바르게 판단하고 정성껏 살아갈 지혜를 기르겠습니다.”하는 다짐을 세워보십시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내 말과 행동을 바르게 가꾸어가는 것이 기도를 삶으로 이어가는 길입니다.

불심사에서 함께 기도하는 이 시간에도 저마다 마음에 품은 근심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 근심을 혼자 다 감당하려 애쓰지 마시고, 필요할 때에는 가족이나 믿을 만한 도반에게 마음을 나누십시오.
도움을 청하고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것 또한 우리가 인연 속에서 배워야 할 소중한 지혜입니다.

걱정이 다시 찾아오더라도 수행이 잘못되었다고 여기지 마십시오.
알아차릴 때마다 호흡을 고르고, 오늘 할 수 있는 선한 행동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그렇게 돌아오는 연습이 쌓이면서, 우리는 걱정 속에서도 자기 삶을 차분히 돌보는 힘을 길러갑니다.

법우 여러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자는 것은 앞으로 아무 어려움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말이 아닙니다.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을 만나기도 하고, 정성을 기울였는데도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감당해야 할 어려움을 오늘부터 모두 짊어지고 살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가을나무를 바라보십시오.
봄에 돋아난 잎이 여름을 지나 가을빛으로 물들기까지, 나무는 계절마다 필요한 일을 해왔습니다.
우리도 오늘의 형편에 맞게 할 일을 하면서, 다음 걸음을 내디딜 힘을 차근차근 길러가면 됩니다.

마음이 자꾸 내일로 달려갈 때에는 앞서 함께 새긴 부처님 말씀을 떠올려보십시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해주십시오. “아직 오지 않은 일은 지금 다 알 수 없으니, 우선 오늘 해야 할 일부터 하자.”

오늘 해야 할 일이란 반드시 크고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미뤄둔 일을 하나 마무리하고, 고마운 분에게 안부를 전하고, 지친 몸에 잠시 쉴 시간을 주는 것도 귀한 실천입니다.
이런 작은 일들이 쌓여 우리의 생활을 지탱하고,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다시 일어설 힘이 되어줍니다.

우리는 때때로 모든 걱정이 사라져야 편안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걱정이 조금 남아 있어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고, 곁에 있는 사람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근심이 있다는 이유로 오늘 누릴 수 있는 작은 기쁨까지 뒤로 미루지는 마십시오.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한 끼, 가을 햇살을 받으며 걷는 잠깐의 시간, 조용히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는 기도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쉼터입니다.
걱정이 떠오르면 알아차리고, 다시 눈앞의 사람과 하고 있는 일에 마음을 돌려보십시오.
그렇게 마음을 돌보는 일이 바로 일상에서 이어가는 수행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하루는 걱정 하나를 구체적인 행동 하나로 바꾸어보시기 바랍니다.
할 수 있는 일에는 정성을 다하고, 기다려야 하는 일에는 조금 여유를 주십시오.
혼자 힘으로 벅찬 일은 도움을 청하며,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 때문에 소중한 오늘을 놓치지 마십시오.
오늘 내가 밝힌 작은 지혜와 자비의 등불이 다음 걸음을 비추어줄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께서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으시고, 지금 주어진 하루를 평안하고 충실하게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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