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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07일(토) 아침방송법문 : “겨울을 준비하듯 마음에도 따뜻함을 쌓아둡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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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7 07:56:36, 조회 : 16,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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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70년 11월 7일(토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겨울을 준비하듯 마음에도 따뜻함을 쌓아둡시다.”
법우 여러분, 오늘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입니다. 절기상으로는 이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들판의 곡식은 이미 거두어들였고, 나뭇가지에 마지막까지 매달려 있던 잎들도 하나둘 떨어지면서 자연은 긴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입동 무렵이 되면 김장을 준비하고, 집 안의 찬바람이 들어오는 곳을 살피며, 겨울 동안 먹을 양식과 땔감을 마련하였습니다. 겨울이 닥친 다음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추위가 오기 전에 미리 대비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생활의 지혜는 단순히 계절을 견디기 위한 준비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도 깊은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그런데 우리는 추운 겨울을 맞이할 준비는 하면서 정작 마음의 겨울을 맞이할 준비에는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몸이 추우면 따뜻한 옷을 입고 방 안에 난방을 하면 되지만, 마음이 추워질 때에는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따뜻한 집에 살아도 그 추위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춥게 만드는 것은 날씨가 아니라 외로움과 서운함, 원망과 미움, 그리고 아무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이 추워지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애쓰며 살아왔는데도 자식들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있고, 믿었던 사람에게 섭섭한 말을 듣거나 가까운 사람과 마음이 멀어졌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건강이 예전 같지 않고 경제적인 형편마저 어려워지면 세상에서 나 혼자만 힘겹게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법우 여러분, 이러한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바깥의 추위는 우리가 마음대로 막을 수 없지만, 그 추위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스스로 가꾸어 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기만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자비의 실천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 제5게에서 "원한은 원한으로써 그치지 않고, 원한을 버림으로써 그친다."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말씀은 누군가 나를 서운하게 하였다고 해서 나 역시 그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한다면 마음의 괴로움은 끝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미움을 미움으로 갚으면 서로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지지만, 이해와 자비로 대하면 얼어붙었던 마음에도 조금씩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게 됩니다.
그렇다고 자비롭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조건 참고 견디거나 다른 사람의 잘못을 모두 받아주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잘못된 일에는 분명하게 자신의 뜻을 밝히되, 그 사람에 대한 미움까지 마음에 오래 품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상대방과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할 때에도 원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수행입니다.
법우 여러분, 겨울을 위해 마련한 김장김치는 추운 날 우리의 밥상을 든든하게 해 줍니다. 마찬가지로 평소에 쌓아둔 감사와 자비의 마음은 인생의 어려운 날을 견디게 하는 소중한 양식이 됩니다. 평안할 때 남에게 베풀었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어려운 이웃에게 내밀었던 작은 손길이 결국 우리 자신의 삶을 더욱 넉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마음의 따뜻함을 특별한 사람만이 베풀 수 있는 큰 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비는 많은 돈이 있어야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베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가족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고, 외롭게 지내는 이웃에게 안부를 묻고, 어려운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자비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는 물질적인 풍요보다 사람의 따뜻한 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더욱 깊이 깨닫게 됩니다. 큰 선물을 받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나의 건강을 걱정해 주고,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사람이 반갑게 안부를 전해 주면 그날 하루가 참으로 행복해집니다. 결국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재물의 많고 적음만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아껴주는 따뜻한 인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입동을 맞이하면서 우리 마음에도 작은 겨울 준비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올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옷과 이불을 준비하듯,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위해 감사하는 마음과 이해하는 마음,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자비의 마음을 하나씩 쌓아두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마음에 따뜻함을 쌓아가는 사람은 비록 삶의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더라도 마음까지 가난해지지는 않습니다. 또한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더라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참다운 불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앞서 우리는 겨울을 준비하듯 마음에도 감사와 자비의 따뜻함을 쌓아두어야 한다는 말씀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깊이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따뜻한 마음도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꾸준히 가꾸고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농부가 가을에 곡식을 거두어 겨울 양식을 마련하듯이 우리도 평소에 좋은 생각과 바른 행동을 쌓아두어야 합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미리 준비해 둔 양식이 있으면 든든하듯이, 인생에 어려운 일이 닥쳐와도 평소에 닦아온 마음의 힘이 있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분들도 많고, 몸이 아파 고생하는 분들도 계시며,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도 계십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살아가는 것 같아도 그 마음속에는 남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걱정과 아픔이 자리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대할 때에는 눈에 보이는 모습만으로 그 사람의 삶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은 말수가 적고 표정이 어둡다는 이유로 무뚝뚝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는 밤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힘겨운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가족의 병환이나 생활의 어려움으로 마음의 여유를 잃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조금만 헤아려 본다면 우리는 함부로 판단하거나 서운해 하기보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숫타니파타의 자애경에서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이 행복하고 평안하기를 바라는 자애의 마음을 가르치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나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에게만 따뜻하게 대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고 형편이 다르며 때로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까지도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넓은 마음을 길러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현실에서 모든 사람을 똑같이 좋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아프고, 억울했던 일을 떠올리면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감정에 계속 매달려 있으면 상대방보다 오히려 내 마음이 더 오랫동안 괴로워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겨울을 준비하면서 집 안의 문틈을 살피는 이유는 작은 틈새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방 안의 온기를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소한 서운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오래 쌓아두면 어느 순간 그 서운함이 마음 전체를 차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도 그렇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말 한마디로 마음이 상하지만 서로 먼저 풀려고 하지 않으면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면서 대화마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돌아보면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이 오히려 가장 멀게 느껴지는 안타까운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내가 먼저 사과할 일이 있다면 자존심을 앞세우지 말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상대방이 나를 위해 애쓴 일이 있다면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고맙다고 표현해야 합니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야말로 가정의 온기를 지키는 가장 소중한 수행입니다.
그렇지만 법우 여러분, 따뜻한 마음을 베푼다는 이유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나치게 희생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분들은 평생 가족과 이웃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고 마음이 지쳐 있다는 사실조차 돌보지 못합니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것도 귀한 일이지만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돌보는 일 역시 수행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몸이 아플 때에는 무리하지 말고 쉬어야 하며, 마음이 지칠 때에는 잠시 하던 일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모두 들어주지 못한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의 형편과 능력에 맞게 베풀면서 오래도록 선한 마음을 지켜가는 것이 지혜로운 자비입니다.
특히 연세가 드신 법우님들께서는 이제 남을 위해서만 살아가려 하지 마시고 자신에게도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을 내시기 바랍니다. 젊은 날에는 자식을 키우고 가정을 돌보느라 자신의 몸을 살필 겨를이 없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자녀들의 앞날과 손자손녀들의 걱정까지 마음에 품고 살아오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나온 세월을 원망하기보다 그동안 잘 견디고 살아온 자신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자비는 남에게만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괴로움을 바르게 알아차리고 스스로를 해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괴로움도 함께 헤아리는 마음이 참다운 자비입니다. 자신을 미워하면서 남을 진정으로 사랑하기는 어렵고, 자신의 마음이 늘 메말라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따뜻함을 나누는 일도 점점 힘겨워질 수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입동이 되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매서운 한겨울 추위가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씩 기온이 내려가고 찬바람이 깊어지면서 계절은 겨울로 들어갑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하루아침에 차가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인 불평과 원망, 무관심이 조금씩 마음의 온기를 빼앗아 가는 것입니다.
반대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오늘 한 사람에게 친절하게 말하고, 내일 누군가의 어려움을 헤아리며, 또 다른 날에는 마음에 남아 있던 미움 하나를 내려놓는 작은 실천들이 쌓여야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인 선한 마음이 결국 우리의 인격을 바꾸고 삶을 더욱 평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덕은 반드시 큰 불사를 하거나 많은 재물을 보시해야만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힘든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마음, 남의 기쁜 일을 함께 기뻐하는 마음, 누군가의 잘못을 함부로 들추지 않는 마음에도 소중한 공덕이 깃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하는 작은 선행 하나하나가 마음의 창고에 쌓이는 귀한 양식이 되는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겨울을 위해 양식을 준비하는 것은 그 양식을 바라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운 날에 꺼내어 먹기 위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마음속에 간직하는 까닭도 그 말씀을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실제로 어려운 사람을 만났을 때 자비를 실천하고, 화가 나는 일을 당했을 때 마음을 다스리며, 괴로운 순간에도 지혜롭게 행동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입동을 맞이하여 우리 마음의 창고에는 무엇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조용히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누군가를 향한 오래된 원망이 가득하다면 조금씩 덜어내고, 고마운 인연에 대한 감사가 부족하다면 오늘부터 하나씩 채워 넣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마음의 창고를 따뜻한 자비와 감사로 채워갈 때 우리는 다가오는 겨울뿐 아니라 인생의 어떠한 어려움 앞에서도 마음의 온기를 잃지 않을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이제 오늘의 법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은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을 맞이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마음에 쌓아두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봄과 여름이 있고, 가을과 겨울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앞만 바라보며 바쁘게 살아가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무엇이 참으로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때 우리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얼마나 많은 재물을 모았느냐보다 얼마나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살아왔느냐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꽃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가지 못하지만, 덕 있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사방으로 퍼진다."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우리가 베푼 자비와 선행은 세월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누군가의 가슴에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법우 여러분, 올겨울에는 따뜻한 옷과 이불만 준비하지 마시고 마음에도 자비의 양식을 넉넉하게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서운했던 사람에게는 이해의 마음을 내고, 고마운 사람에게는 감사의 말을 전하며, 외로운 이웃에게는 작은 관심과 정을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어려운 세월을 잘 견디며 살아온 자신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시기 바랍니다. 남은 세월을 걱정과 원망으로 채우기보다 감사와 평안으로 가꾸어 가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길입니다.
겨울바람은 차가워도 우리 마음만큼은 따뜻할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밝힌 작은 자비의 등불이 가족과 이웃에게 전해지고, 그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우리 세상을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오늘 입동을 맞이하여 법우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고, 다가오는 겨울에도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늘 함께하시기를 발원하면서 오늘의 법문을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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