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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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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07:21:44, 조회 : 2,062,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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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간의 만남을 주선한 49재
-혜봉스님(이민택)
봄비가 마른 대지를 적시며 보슬보슬 내리는 이른 아침, 산사(山寺)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린 남학생의 목소리였고, "거기가 고태훈씨 49재를 지내는 절입니까?" 라고 물었다.
직감적으로 "고태훈씨의 아들이구나"하고 짐작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모른다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그 남학생은 절에 찾아오겠다고 해서 절에 오는 경로를 차근차근 일러 주었다.
오후 늦게 그 남학생은 친구 5명과 함께 절에 도착했는데, 손에는 쌀 반 되와 초 한 갑이 전부였다.
우선 아버지 영정사진이 있는 법당으로 안내 해 아버지께 절을 하게 했으나, 절에는 처음인지 절하는 방법도 몰라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다. 그래서 절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아버님 좋은 곳으로 가세요'라고 마음속으로 기원하면서 아버님께 절을 하게 했다. 그리고 공양을 함께 하면서 소승은 그 남학생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냐" 고 물어보았다. 남학생은 소승에게 "꿈에서 아버지가 나타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에 가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병원측의 여러가지 설명을 듣게 되었고, 고모가 절에서 아버지의 49재를 올린다고 했다.
고씨는 IMF시대에 35세의 젊은 나이로 직장에서 밀려났다. 그리고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고, 부부사이가 나빠져 이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합의 이혼 후 고씨는 집을 나와 막노동으로 생활을 이어 나갔다. 추운 겨울이 되자 이마저 일거리를 잃어 어느 순간부터 노숙자 신세가 되었고, 술로 세월을 보내며 병까지 얻었다. 영양실조와 간경화로 복수가 찼고 위험한 상태가 되고 나서야 병원으로 실려갔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손 쓸 시기를 놓쳐버려 그만 운명하고 말았다. 경찰서에서 고씨의 혈육인 누나와 연락이 되어 누나 역시 형편이 어려워 병원비를 부담 할 길이 없어 시체포기각서를 써야만 했다. 병원에서는 시체를 담보로 하여 병원비를 대신했고 가족은 더 큰 아픔을 가슴으로 안아야만 했다.
그 후, 고씨의 누나 꿈에 고씨는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나 '누나야 나는 관속에도 못 들어가보고 춥고 배고파요'하고 자주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 고씨의 누나는 소승에게 전화를 했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딱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절에서라도 영가천도를 해 주기로 하고, 과일값만 받고 49재를 지내주기로 했다.
49재 입제하던날, 고씨의 누나는 절에 오고 싶어 했지만, 본인의 상황이 허락되지 못해서 절에서 같이 기도하는 사람들과 함께 조촐하게 49제를 시작했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자식도 있고
이혼한 부인도 있고
형제도 있었것만
노숙자는 홀로 외로히
곡(哭)한번 듣지 못하고
차가운 영안실에서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시체 포기각서까지 쓰고
시신마저 잃어버린 가련한 영혼
고씨 영가이시여
이제 가난과 속박에서 벗어나
부처님 가슴에 안겨 극락왕생하소서
고통없고 병고없는 극락세계 극락왕생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씨 영가이시여
이제 모든 업장 소멸하고
시신이라도 회양하여 극락왕생하옵소서
아미타불 수기 받아
가난없고 고통없는 극락세계 왕생하소
삼계고해(三界苦海)벗어나서 극락왕생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그의 아들은 49재를 지낸 지 삼칠일(21일) 만에 찾아 온 것이다. 영혼이 아들을 불러 들인 것이다. 살아 있을때 아버지 노릇 한 번 제대로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이야 오죽했을까. 부자지간의 정은 죽어서도 아들을 찾았다. 소승은 고씨의 아들에게 "아버지를 용서하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도록 49재때 만이라도 기도를 하고 아들이 제사 만큼은 지내주어야 된다"고 아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아들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목이 메여 우는 것이었다.
저 진실한 눈물, 진주보다 맑은 눈물 이것이 부자지간의 사랑이요, 믿음이다. 자식사랑하는 마음이 영혼이 되어서도 자식을 불러들인 것이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부자의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영혼도 편히 눈을 감을 것입니다.
다음주에는 부인과 작은 아들도 온다고 한다. 그렇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이다. 미움도 원망도 봄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이다.
고씨 영가여 이제 편히 눈 감으소서
그리고 부디 극락왕생하소서
고통과 가난없는 극락정토에 왕생하시어
부인과 자식들의 수호신이 되어주소서
부디 극락왕생하소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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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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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 영가시여 극락왕생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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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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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영가님 부디 극락왕생하시길.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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