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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불교계소식

 불교계 출처불명 게송 원작자 밝혀야
眞虛性宗 2008-06-10 07:09:19, 조회 : 2,901, 추천 : 0
눈 오는 길’ 원작자 서산대사, 이양연 논란 여전
‘청산은 나를 보고’ 조영암, 박목월, 신경림 시와 유사
《명심보감》구절이 《법구경》내용으로 인용되기도

본지 확인 결과 나옹선사의 <청산은 나를 보고〉와 서산대사의 <눈 오는 길을 걸어갈 때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가 작자미상의 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작품은 교과서에 인용되거나 찬불가 가사로 쓰이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원작자에 대한 규명이 시급한 시점이다.

김형중 동국대 사법대학 부속고등학교 교법사가 최근 출간한 《불교, 교과서 밖으로 나오다》에 따르면 “2005년 중학교 2학년 도덕교과서에는 그 출처가 불분명한 ‘눈 오는 길을 걸어갈 때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남긴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느니라(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라는 글이 서산대사의 글인 것처럼 명기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저자는 “이 글은 서산대사의 저서인 《선가귀감》 《삼가귀감》 《청허당집》 《운수단》 어느 책에도 찾을 수 없다”며 “서산대사의 말이라는 전거가 확실하지 않은 데도 1종교과서에 명시한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글에 대해 한양대 정민 교수는 조선후기 이양연(李亮淵)의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양연 작품의 원문은 ‘穿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朝我行跡 遂作後人程’으로 답(踏)자가 천(穿)자로, 일(日)자가 조(朝)자로 바뀌어 있다. 정민 교수의 주장 이후 원작자 논란이 일었으나 그 결론은 여전히 미궁인 상태이다.

이 글은 백범 김구가 즐겨 붓글씨로 쓰고 인용하면서 유명해졌다. 몇 년 전 핸드폰 광고에 이 글이 인용됐으며, 불자 작가 조정래가 이 글을 좌우명처럼 여긴다고 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옹선사의 작품으로 알려진 <청산은 나를 보고>도 《나옹선사어록》에 기록돼 있지 않아 원작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와 관련 전 동국대이사장 현해스님은 “월정사 법맥을 대표하는 선지식이어서 나옹선사의 글을 곧잘 읽는데 아무리 봐도 <청산은 나를 보고>는 찾을 수 없었다”며 “그 글귀는 심오한 불법(佛法)의 가르침을 담고 있긴 하지만, 나옹선사의 글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원작자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섭 성철선사상연구원도 “<청산은 나를 보고>는 나옹선사의 문집에 기록이 없었다"며 “찬불가 가사로 쓰이는 글은 유려한 문체의 한글이어서 구전가요를 개작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청산은 나를 보고>는 어조나 내용상 신경림의 〈목계장터〉, 박목월의 〈산이 날 에워싸고〉, 조영암의 〈허(虛)〉와 상당부분 유사하다는 사실이다.

신경림의 <목계장터>는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라는 구절이, 박목월의 <산이 날 에워싸고>는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는 구절이, 조영암의 〈허(虛)〉는 ‘구름은 나보고 소리없이 흘러가라 하고 청산은 나보고 말없이 살라한다’는 구절이 표절시비에 휘말릴 만큼 <청산은 나를 보고>와 상당히 닮았다.

<청산은 나를 보고>의 원문은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靑山兮要我以無語. 蒼空兮要我以無垢. 聊無愛而無憎兮. 如水如風而終我. 靑山兮要我貳無語. 蒼空兮要我以無垢. 聊無怒而無惜兮. 如風如水而終我.)’이다.

뿐만 아니라 유교경전이나 도교경전이 불교경전으로 잘못 인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불교계가 바로 잡아야할 점이다. 이와 관련 김형중 교법사는 “《명심보감》의 구절인 ‘착한 일을 하면 복이 오고 악한 일을 하면 화가 오나니, 화와 복은 사람과 집을 가리지 않느니라’가 곧잘 《법구경》구절인 것처럼 잘못 인용되는 것을 봤다”고 지적했다.


출처 : 불교뉴스투데이( bulgyotoday.com) 유응오 기자 arche4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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