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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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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9 21:30:38, 조회 : 1,193,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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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박경리.jpg (41kb) 다운 :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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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의 그 집
박경리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이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늘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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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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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편안함을 아신 박경리님 우리 모두 이시대에 버리지 못해 아둥대는 사람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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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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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혼의 향기가 시대를 그대로 타고 흐를 거라 믿습니다. 가장 소박한 것에서 가장 향기로운 것이 빚어진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주신 삶과 문학의 별이십니다... 그 영혼 평온한 곳에서 꽃이 되셨음이겠지요... 하늘에 별보다 더 찬란함을 품은 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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