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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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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06:59:03, 조회 : 1,264,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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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공식 행사에 참여하여 간혹 “삼귀의는 우리말로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될 때 좀 당혹스럽기도 하고, “이래선 안 되는데…”하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경우 “귀의불 양족존…”, “중생무변서원도…”하는 정말 옛날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의식을 접하게 되면 더더욱 당혹스럽다.
이것은 작은 문제인듯 하지만 실로 큰 문제이다. 조계종 정도 되는 큰 종단이 통일된 법요와 의전이 없다면 그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의심할 일이 아닌가? 만약 있는데 그것이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면 그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닌가? 이래 저래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불교계를 대표하는 종단이라면 당연히 통일된 의전과 법요가 확립되어 있어야 마땅하고, 그것이 통일적으로 시행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종단의 권위는 그냥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소소한 요소들이 갖추어져 그 통일된 힘으로 권위가 서는 것이다. 마땅히 확립된 의전과 법요를 정비하는 일, 그것을 일사불란하게 시행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 방향성은 너무도 분명하다. 우리말로 해야 된다는 대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마틴 루터가 기독교 종교개혁을 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무엇이었던가.
라틴어 성경을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있는 독일어로 바꾸는 일이었다. 사제계급의 권위를 높이고, 반면 일반 신도들을 어리석은 대중으로 만드는 주범이 바로 라틴어 성경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불교계가 꼭 사제계급인 스님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하루 빨리 모든 경전과 의식의 법요를 한글로 바꾸는 것이 마땅하다.
진정한 의식의 개혁은 우리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통해서 가르침이 전해질 때부터 이다. 한문으로 된 것은 아무리 그것을 이해한다고 해도 한 번의 번역 과정이 마음속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는 데 적어도 한 박자가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모든 불자들이 이렇게 한 박자씩 늦어진다고 생각해보라. 불교는 영원히 한 박자 늦는 종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우리말 법요집이 없는 것이 아니다. 버젓이 통일 한글법요집이 나와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이 또 문제이다. 조계종을 비롯한 큰 종단으로부터 이 우리말 법요집을 표준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권장사항 수준이 아니라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통일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그것을 시행하기 위한 단계적 계획을 세우고, 스님들을 교육시키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행해야 마땅한 일이다.
몇가지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우리말로 하면 길어진다는 점이겠다. 그 점에 대하여는 새로운 시각으로 짧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새로 만들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한문이란 본디 표의문자이고 함축적이어서 운을 맞추기 위해 같은 의미의 글자를 중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은 과감하게 줄여도 좋다. 예를 들어 “백천만겁난조우”의 백천만을 다 번역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천수경’ 같은 경우의 찬탄 부분은 오늘의 전문가를 동원하여 뜻을 살리면서 과감하게 줄여도 아무 상관이 없다.
예불문도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으로 압축한 법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읽으면서 그대로 감동이 오고, 그것이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는 그러한 법요를 만들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오늘의 역경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불경들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이 일은 가장 근본적인 바탕을 만드는 일이다. 불교가 영원히 한 박자 늦는 종교가 되느냐, 앞서가는 종교가 되느냐를 결정짓는 일이다. 주문식의 구태의연한 불교로 남느냐 진정한 의식화를 통해 실천으로 나아가는 불교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일이다. 얼마나 중대한 일인가! 또 얼마나 시급한 일인가!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
출처 : 법보신문(www.beopbo.com) 2011.06.27 발행호수 : 1102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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