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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불교계소식

 수경스님 "승적반납…초심으로"
眞虛性宗 2010-06-14 17:08:06, 조회 : 2,063,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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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스님 입적 다음 날인 1일 열린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 기자회견에서 수경스님은 침통한 표정으로 '큰 결단을 하라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불교 환경운동의 상징인 수경스님이 “조계종 승적을 반납한다”고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스님은 화계사 주지와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소임을 내놓겠다는 자신의 심경을 밝힌 글 한편을 남긴 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스님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불교계 환경운동은 물론 수경스님을 중심축으로 진행되어 온 시민사회단체의 환경운동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님은 13일 측근을 통해 남긴 ‘다시 길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난다. 화계사 주지와 조계종 승적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돌연한 결정에 쏠리게 될 세간의 이목에 대해서는 “제게 돌아올 비난과 비판, 실망, 원망 모두를 약으로 삼겠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수경스님의 이 같은 결정은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입적 이후 이어져온 고뇌의 결과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4대강사업 반대운동을 이끄는 과정에서 느꼈을 조계종단에 대한 아쉬움과, 사실상 불교 환경운동을 짊어지고 온 무게감도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님은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제 자신의 문제가 더욱 명료해졌다. ‘한 생각’에 몸을 던져 생멸을 아우르는 모습에서, 지금의 제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고 적었다. “환경운동을 통해 정치권력과 대척점에 서긴 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권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에 빠졌다”고도 털어놨다.

이어 스님은 “제 자신의 생사문제로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겠나.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적인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다”는 처절한 자기반성의 목소리도 담았다.

스님은 “이제 저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 싶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승적과 주지소임을 내려놓겠다는 결정이 상징적 ‘선언’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실 수경스님은 지난해부터 ‘중노릇’에 대한 고민을 수차례 내비쳐왔다. 오체투지 2차 순례를 시작할 당시 스님은 “환계(還戒)의 심정으로 길을 떠난다”고 밝힌 바 있다. 환계는 수행자가 수지한 계율을 지키지 못할 불가피한 상황에 부닥치면 계를 반납하는 것을 말한다.

문수스님의 입적 다음 날인 1일 수경스님은 “이제 큰 결단을 하라는 가르침을 주셨다”라는 말로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으며, 5일 조계사에서 열린 국민추모제에서는 “중답게 살자. 더 이상 저처럼 거리로 나서는 수행자들이 없게 해 달라.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는 당장 바랑 지고 산골로 들어가 촌로로 살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수경스님은 문수스님 입적 이후 줄곧 조계사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았으며, 최근 탈진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현재 스님이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이메일 계정은 해지된 상태다.

다시 길을 떠나며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납니다.
먼저 화계사 주지 자리부터 내려놓습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인생은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습니다.

“대접받는 중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
초심 학인 시절, 어른 스님으로부터 늘 듣던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그런 중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칠십, 팔십 노인분들로부터 절을 받습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더 이상은 자신이 없습니다.

환경운동이나 NGO단체에 관여하면서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비록 정치권력과 대척점에 서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하나의 권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원력이라고 말하기에는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제 자신의 문제가 더욱 명료해졌습니다.
‘한 생각’에 몸을 던져 생멸을 아우르는 모습에서,
지금의 제 모습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제 자신의 생사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대로 살면 제 인생이 너무 불쌍할 것 같습니다.
대접받는 중노릇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적인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납니다.
조계종 승적도 내려놓습니다.
제게 돌아올 비난과 비판, 실망, 원망 모두를 약으로 삼겠습니다.

번다했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 싶습니다.

2010년 6월 14일
수경

자료출처 : 불교포커스(www.bulgyofocus.net)
여수령 기자 webmaster@budga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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