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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불교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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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2 08:12:20, 조회 : 1,999,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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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근영 기자]  | | | ▲ 경주 남산 봉화골 칠불암 불상 | | | ⓒ2005 정근영 | | 불심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신라 사람들에게 경주 남산은 무엇이었을까. 불교가 국교가 되다시피한 신라 사람들은 왕에서부터 가난한 백성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을 가슴 깊이 모시고 불국을 건설하고 싶어 했다. 귀족들이 불국사를 지어 불국을 실현하고자 했다면 백성들은 경주 남산 그 넉넉한 바윗돌에다 부처님을 새겼다. 황룡사나 불국사 같은 절이 귀족들의 안위를 기원한 절이었다면 경주 남산은 빈자의 1등을 시주한 난타의 정성으로 만들어 놓은 불국이 아닐까.
 | | | ▲ 향목산악회, 경주 남산 용장골을 향하여 출발 하기전에 우리 인사해요 | | | ⓒ2005 정근영 | | 등산의 기쁨을 식구들과 함께 하는 향목 산악회가 6월에 오를 산은 경주 남산이다. 경주 남산 등산은 무더위를 헤치며 '암보다 더 무서운 것이 짜증'이란 명언으로 시작이 되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삶에서 찌들어 켜켜이 쌓인 '짜증'을 고위산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 저 하늘 멀리 날려 보내자며 향목 산악회 45명 회원, 아니 식구들은 어른 아이 손잡고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등줄기로 땀은 흘러내리고 저 멀리서 향기가 난다. 누군가 "저 냄새가 무슨 냄새인 줄 아세요?"하고 묻는다. "아휴, 더워라. 땀 냄새밖에 안 나는데" 동문서답인가, 우문현답인가. 아니다. 그것은 동문서답도 아니고 우문현답도 아니다. 밤꽃에서 풍겨오는 이상한 냄새, 그 이상한 냄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다.
용장골, 용장사 절터가 있어 용장골로 불려진다. 김시습이 이곳 용장사에서 우리나라 첫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지었다는 절이다. 김시습은 그 옛날 이 용장골을 소요하면서 소설을 구상한 것일까. 김시습의 시 '용장사'를 읊어 본다.
용장골 깊어 오가는 사람 없네
보슬비에 신우대는 여울가에 움듣고
빗긴 바람은 들매화를 희롱하는데
작은 창가에 사슴 함께 잠들었네
의자에 먼지가 재처럼 깔렸는데
깰 줄 모르는 억새 처마 밑에서
들꽃은 떨어지고 또 피는데
개울은 넓은데 물은 없다. 산골을 올라감에 따라 맑은 물을 볼 수는 있지만 물의 양은 적었다. 날씨가 가문 탓인가. 아니면 본래 물의 양이 적은 것일까. 안내 쪽지에는 용장골은 남산의 계곡 중에서 가장 깊고 크며 맑은 시냇물이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흐른다고 하였다. 하지만 내가 보기로는 도랑물이 보잘 것 없다. 상수원이라 보호한다고는 하지만 발을 담글 만한 곳도 없었다. 겨우 얼굴에 물을 묻힐 정도였다고나 할까.
급한 경사 길을 따라 올라가니 암괴다. 경주 남산은 이미 여러 차례 찾은 곳이었지만 이렇게 험한 산길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바위산을 오르는 데는 무척 힘이 들었다. 생전 처음으로 등산을 한다는 한 식구는 119 구급대를 불러야 한다고 작은 소란을 피웠다. 깜짝 놀란 이웃들이 격려하고 도와주어서 고위산 정상을 오르긴 했지만 얼굴이 하얗게 백지장이 되어 있었다.
 | | | ▲ 아름다운 경주 남산 | | | ⓒ2005 정근영 | |
 | | | ▲ 유격훈련이 따로 없군, 두 손으로 로프를 잡아야지. | | | ⓒ2005 정근영 | | 모두가 더위에 지쳐서 숨을 헐떡였다. 가다가 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준비해온 얼음물을 마시기도 하지만 더위는 쉽게 물러가지 않는다. 곳곳에 쳐진 로프를 잡아당기며 바위를 오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라도 팔영산 같은 곳에서는 발로 디딜 수 있는 쇠발판을 만들어 놓아 그것을 밟고 바위를 쉽게 올라갈 수도 있었지만 이곳 용장골 바위산은 철다리도 철손도 없어 산을 오르기가 무척 힘이 든다.
하지만 눈 아래 펼쳐지는 들판, 코앞에 드러누운 바위산들이 싱그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바위 틈새마다 푸른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서 있다. 조물주가 만든 분재라고나 할까. 생명력은 정말 강한 것이다. 바위 틈새 흙 한줌 보이지 않는 바위틈에다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수백 년을 살아온 저 소나무를 보라.
 | | | ▲ 경주 남산 그 큰 바윗돌의 맥박 | | | ⓒ2005 정근영 | |
 | | | ▲ 바위틈새에 뿌리를 내린 천년송, 조물주의 분재로구나 | | | ⓒ2005 정근영 | | 드디어 해발 494m 고위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이긴 하지만 작은 공간에 햇볕이 뜨겁다. 정상을 조금 비켜 숲 속에 자리를 펴고 점심 도시락을 연다. 향목 산악회 식구들, 서로 이웃을 초청하며 자리를 편다. 된장에 오이를 찍어 한입 베어 먹었다.
이제 바위산을 타고 내려가 칠불암에 닿았다. 대승 불교에서는 칠불이 있다. 세속에서 왕위를 잇듯 부처님도 대를 이어 출세를 한다. 비바시불, 시기불, 비사부불, 구류손불, 구나함불, 가섭불, 석가모니불이 그것이다. 지금은 석가모니불 시대이며 다음은 미륵불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이 대승불교의 가르침이다.
다음은 칠불통계게다. 칠불이 공통으로 금한 계문으로 고금을 관통하는 계문인가 보다. 영원을 통하는 계문인가 보다.
나쁜 짓은 하지말고
착한 일만 행하여서
내 마음이 깨끗하면
이를 일러 불교라 하네
불교 뿐만 아니라 종교는 선을 궁극의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예수를 믿어야 천국을 가는가, 마음이 발라야 천국을 간다.' 어느 종교를 믿느냐 아니면 종교를 믿고 믿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을 얼마나 실천하였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않을까. 칠불통계게는 그래서 더욱 설득력 있는 법문이다.
용장골을 내려오다가 하나의 아름다운 다리를 만났다. 설잠교다. 설잠은 김시습이 머리 깎고 중이 되어 얻은 이름이다. 김시습이 아닌 설잠이 이곳 용장골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불도를 닦고 시를 읊조리기도 하고 금오신화의 상상에 빠지기도 했을 것이다.
 | | | ▲ 더위를 식혀 가며 산에 올라가야지 | | | ⓒ2005 정근영 | |
 | | | ▲ 칠불암, 불상 그 위로 뻗은 바윗돌 | | | ⓒ2005 정근영 | | 오늘 등산이 경주 남산 등산길 가운데 가장 힘든 길이었던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날씨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등산시간은 너무 짧았다. 예순을 넘은 선배는 부산에 가서 다시 한 군데 더 등산해야 하겠다고 농담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친 몸으로 귀가 버스에 올랐다.
 | | | ▲ 설잠교 다리를 건너 설잠을 만나러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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