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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불교계소식

 법요식 정치인 참석…조계종 '원칙'은 어디로
眞虛性宗 2011-05-13 12:15:33, 조회 : 1,916,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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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사 대웅전 어간 앞 정중앙에 내걸린 연등. '정치인 헌등 시에는 직함을 빼고 이름만 명기하라’는 지침은 지켜지지 않았다.

‘천박한 민족문화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때가지 대화를 하지 않겠다’던 조계종의 입장이 5월 10일 봉행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기점으로 모두 원상복귀 했다.

비록 공식초청은 하지 않았지만 이날 법요식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수석 비서관, 서울시장, 여야 정당의 대표와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조계종은 이미 지난 4월 1일 전국 사찰에 내린 종무지침을 통해 ‘봉축행사에 정치인 등을 공식 초청하지 않되 사찰 출입이나 헌등은 가능’하다고 지침을 내렸었다. 또 헌등 시에는 직함을 빼고 이름만 명기하도록 했다. ‘정치인들의 개인 신행활동은 막지 않는다’는 명분이었다.

이후 조계종은 교구본사주지회의 등의 요구가 쏟아지자 28일 다시 종무지침을 내려  “사찰의 모든 행사와 의식은 각 사찰의 상황과 지역적 여건에 맞춰 진행”할 것을 하달했었다. 역시 ‘정치인과 정부여당 인사에 대한 특별대우는 하지 말라’는 단서가 달렸다.

그러나 10일 조계사에서 봉행된 봉축법요식에서 이 원칙과 지침은 정치인들이 참석하는데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박인주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조윤선, 나경원, 박진의원, 민주당 손학규 대표, 정세균 최고위원, 박선숙 의원이 참석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법요식에 참석했다.

정치인 대거 참석…조계종 '원칙'은 어디로?

총무부장 영담스님은 지난달 말 발행하는 주간지인 <위클리 공감> 4월 27일자 인터뷰에서 “4월 초파일 봉축 법요식을 통해서 (정부와의 관계가)변화하는 선언적 의미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한 터였다.

비록 예년처럼 상단 귀빈석에 앉지는 못했으나 정치인들과 정부 여당인사들은 하단 맨 앞줄 미리 배정된 자리에 앉았다. 조계사 동자승들이 그 앞에 나란히 앉아 ‘그림’까지 만들어 줬다. 법요식 후에는 총무원 4층에서 열린 다과회에 모두 초청됐다. 사회를 맡은 총무국장 스님이 정병국 문광부 장관에게 인사말을 청했으나 이를 사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계사 대웅전 어간 앞에 걸린 연등에도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정치인 헌등 시에는 직함을 빼고 이름만 명기하라’는 지침과는 달리 한 가운데 대형연등 아래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이름표가 달렸으며, 문광부 장관도, 각 정당 대표의 연등에도 이름과 직책이 함께 달렸다.

‘신도로서 법요식에 참석하는 것은 막지 않는다’는 원칙과는 달리 조찬기도회에서 무릎까지 꿇어가며 기도했던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법요식에 참석했다. 그들이 개종을 하지 않은 이상 ‘신도로서’ 법요식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참석한 것이다.

합장 마다한 황우여 의원, 왜 왔나?

이날 법회에서는 최근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황우여 의원의 행동은 여법한 법요식의 의미를 더욱 훼손했다. 법요식에 참석한 사부대중과 대부분의 정치인이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합장하고 예를 갖춘 반면 황우여 의원은 시종일관 합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개신교 정치인’의 모습을 불자들에게 과시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열린 법조계 개신교 신자모임인 ‘애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기를 바란다”는 말로 조계종이 비판 성명까지 발표하기도 했다. 황 원내대표는 2002년 ‘개신교인의 정치참여와 개신교 신앙에 근거한 정치 구현’을 목표로 ‘한국기독교정치연구소’를 설립한 인물이다.

자신의 신앙이 아무리 독실하다고 해도 이웃 종교의 총본산에, 그것도 가장 성스러운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자발적으로 참석했다면, 불교의 예법을 따르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이 정상이고 예의다. 법요식과 다과회가 진행되는 동안 “어디라고 여길 왔느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나의 종교적 확신이 이웃에 대한 공격과 배타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상대가 아닌 ‘우리’가 되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때 평화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불교-정치 관계 변화가 자성·쇄신 핵심

조계종과 정부여당과의 관계는 부처님오신날을 기점으로 본래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과 전통사찰 관련 예산 누락 등을 겪으면서 ‘대화 단절’을 선언하며 각을 세웠던 불교계와 정부여당의 관계는 한나라당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가 지난 2일 ‘1단계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미 정상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1단계 대책’에는 그동안 불교계가 요구해온 규제법령의 완화와 예산 확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당-정-청 협의를 거쳤다’는 말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도 함께 담겼다.

한나라당의 대책 발표 직후 조계종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문제는 불교계와 조계종이 어떤 자세로 정부 여당과 테이블에 마주 앉느냐다. 규제법령의 개정과 전통문화보전을 위한 예산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조계종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민족문화와 불교에 대한 정부 여당의 인식변화’다.

인식의 변화 없이 제대로 된 민족문화 정책이 마련될 수 없다. 또 조계종이 정부 여당에 요구하는 ‘진실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 지도 여전히 과제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부처님오신날 봉축사에서도 ‘자성과 쇄신의 5대 결사’를 또다시 강조했다. 조계종이 ‘자성과 쇄신 5대 결사’ 추진의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지만, 기대가 큰 만큼 ‘선언’에 그쳐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자성과 쇄신의 5대결사의 실천을 통해 한국불교가 새롭게 태어나고 국민들과 함께 하기를 기원’하지만 일반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따뜻하지 않다. ‘자성과 쇄신’의 계기가 정치권과의 갈등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종교는 예산을 위해, 종권 유지를 위해 정치권에 기대고, 정치권은 선거를 비롯한 정치적 필요에 따라 종교계를 콘트롤하던 잘못된 관행이 문제였다. 따라서 종단 수립 이후 기형적으로 고정되어온 불교, 종교와 정치권과의 관계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전면적인 개선이 자성과 쇄신의 핵심 열쇠다.


자료출처 : 불교포커스(www.bulgyofocus.net) 신혁진 기자 webmaster@budga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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