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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불교계소식

 비로자나불’ 고려이전 목조불상 연구 재지평
眞虛性宗 2005-07-05 13:57:14, 조회 : 2,066,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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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불교미술사를 다시 써야 하나. 해인사 법보전의 ‘목조 비로자나불 좌상’이 통일신라 시대 불상으로 일단 추정되면서 문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좀더 정밀한 조사·연구가 필요하지만 해인사측의 발표대로라면 이는 목조 불상 중 최고(最古)인 데다, 유일한 신라 목조 불상이기 때문이다. 한국 미술사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불교미술사의 새 지평이 열리는 것이다.

◇1,200여년 전 불상=이 불상은 해인사 경내 팔만대장경판이 보관된 장경각 뒤편 법보전의 본존불이다. 지금까지는 조선시대 초기의 불상으로 알려져 1972년 2월 지방문화재인 ‘시·도 유형문화재 제41호’로 지정·보호돼 왔다.

불상은 높이 1.25m, 무릎폭 90㎝로 왼손 검지를 오른 손으로 감싸고 있어 비로자나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비로자나불은 비로사나불·노자나불 등이라고도 하는데 산스크리트어로는 ‘태양’을 뜻하며, 진리의 세계를 두루 통솔한다는 의미가 있다. 불상의 법의(法衣)는 우견편단(왼쪽 어깨에 옷을 걸쳐 오른쪽 어깨가 드러남), 목에는 3개 주름인 삼도(三道)가 있다.

조선시대 불상이 국내 최고의 불상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해인사측이 최근 개금(改金)을 위해 복장(불상의 내부) 유물을 확인하던 중에 불상 내면에 쓰인 묵서(먹으로 쓴 글씨) 때문이다. 2줄의 묵서 중 왼쪽 줄에는 ‘중화 3년’이란 글이 있는데 이는 당나라 희종의 연호로 신라는 제49대 헌강왕(재위 875~886년) 재위 9년째인 883년을 의미한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이 불상은 그동안 여러차례 개금불사를 거쳤지만 묵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지난달 개금불사를 위해 7번의 옻칠을 한 상태에서 묵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해인사를 찾은 이화여대 강우방 박사는 “8세기 말~9세기 초기 불상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인다”고 밝혔다. 심주완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도 “최고의 불상임은 묵서뿐 아니라 표현된 법의 주름, 사실적인 얼굴 표현 등 양식면에서도 드러난다”고 전했다.

◇의미=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 불상은 고려시대 것이다. 지난 1월 충남 서산 개심사의 ‘목조 아미타삼존불상’이 고려 충렬왕 6년(1280년)에 보수됐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학계와 불교계에서는 이 불상이 최소한 1280년보다는 50여년 앞서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삼국시대 말기나 통일신라시대에 목조 불상 등 나무로 된 불교 유물이 꽤 많이 제작된 것으로 확신해왔다. 그 시대에는 불교가 융성한 데다 석조, 금동 등 불교미술 자료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 특성상 화재나 내구성 등에서 보존이 어려운 데다 각종 전란으로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 불상은 이를 뒤집고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선 이 불상으로 고려시대 이전 목조불상에 대한 연구를 마침내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또 이 불상 제작을 전후로 해 남아있는 석제, 금동제 불교미술품들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불교미술사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전문가들은 불교미술뿐 아니라 미술사 전반에 귀중한 연구자료가 될 전망이라고 평가한다. 진홍섭 문화재위원은 “정밀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국내에 존재하지 않던 신라 목조불상이 발견됐다는 의미는 아주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해인사측이 옻칠을 많이 해놓은 바람에 불상 양식 등을 제대로 살피기 힘들었다”며 “좀더 세밀한 조사·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005.07.04 배병문·도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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