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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가귀감 본문 제71장[경계에도 홀리지 말고 마음에도 홀리지 말라]
法空 2015-01-18 22:12:48, 조회 : 1,537, 추천 : 0
凡夫(범부)는 取境(취경)하고 道人(도인)은 取心(취심)이니
心境兩忘(심경양망)하야사 乃是진法(내시진법)이니라.

범부들은 현실 경계에만 따라가고,
도인은 마음만 붙잡으려 한다.
그러나 마음과 경계의 두 가지를 다 내버려야
이것이 참된 법이니라.

◎ 漢文本 註解

取境者(취경자)는 如鹿之진空花也(여록지진공화야)요
取心者(취심자)는 如猿之捉水月也(여원지착수월야)라
境心(경심)이 雖殊(수수)나 取病則一也(취병즉일야)라
此(차)는 合論凡夫二乘(합논범부이승)이라.

《한자》진(뒤쫓을 진)
        捉(잡을 착)
        雖(비록 수)
        殊(다를 수. 뛰어날)
        則(곧 즉. 법칙 칙)

현실만 따르는 것은 마치 목마른 사슴이 아지랑이를 물인 줄 알고 따라감과 같고,
마음을 붙잡으려 하는 것은 원숭이가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바깥 경계와 마음이 비록 다르기는 하나 병통이기는 마찬가지이니라.
이것은 범부와 이승(二乘: 성문과 연각)을 합쳐서 말한 것이다.

◈ 頌

天地尙空秦日月(천지상공진일월)이요
山河不見漢君臣(산하불견한군신)이로다.

《한자》尙(오히려 상)

천지에는 진나라 해와 달이 없고,
강산에는 한나라 임금과 신하가 보이지 않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했을 적엔 하늘의 해와 달도 진나라의 것인 줄 알았더니 진나라가 망하고 나니 하늘의 해와 달이 진나라 것이 아님을 알고,
한나라가 통일했을 땐 한나라 군신(君臣)들이 중국 천지를 지배하더니 역시 망하고 나니 중국 천지에 한나라 군신은 없더라.


⊙ 언문 주해

이것은 범부와 이승(二乘: 성문과 연각)을 합쳐서 말한 것이다.


('붓다 뉴스'에 연재된 '원순스님'의 '선가귀감 강의' 중 발췌)

사람들은 좋고 아름다운 바깥 경계에 마음을 빼앗긴다.
예쁘게 화장하고 옷맵시를 멋있게 챙겨 외모를 가꾸며
남의 눈에 띄는 명품을 지니려는 요즈음 사람들의 모습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세상 돌아가는 형편이 그렇더라도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내면의 뜰을 가꾸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의 모습에는 마음의 향기가 배어 있어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아무리 멋져 보이는 경계라도 그 인연이 흩어지면 바깥 경계는 사라지는 무상한 것이어서 집착할 게 없다.

집착할 것이 없으므로 허망한 바깥 경계를 버리고 마음을 챙기면서 실속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수행자라고 부른다.

범부(凡夫)’는 보통 사람들을 말한다.
수행의 위치에서 말하면 아직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진실에 대한 사제(四諦)의 이치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
그들은 무명 때문에 업을 짓고 그 과보를 받아야 하므로 자유롭지가 못하고 온갖 나쁜 길로 떨어지게 된다.

이 중생들은 육도(六道)에서 받는 과보에 따라 온갖 다른 모습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이생(異生)이라 말하기도 한다.
아직 도(道)를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다.
이 범부들은 눈앞에 보이는 경계만을 따른다.

소승(小乘)을 분류하여 성문승(聲聞乘)과 연각승(緣覺乘)으로 나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고집멸도 사제의 이치에 힘입어 깨달음을 얻은 사람을 성문승이라고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혼자 십이인연의 가르침을 관찰하여 깨달음을 얻은 사람을 연각승이라고 한다.

이 이승(二乘)은 도를 닦는 사람들이지만 도를 닦는 과정에서 마음에 나타나는 좋은 경계에 집착하여 마음을 취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은 사람이다.

바깥의 경계가 객관이라면 안의 마음은 주관이다.
그렇지만 눈앞에 보이는 바깥 경계는 온갖 인연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니 실체가 존재하지 않아 진실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범부들은 바깥 경계가 존재하는 줄 알고 그 경계에 집착한다.

'능가경'에 이르기를 "먼 산의 아지랑이가 햇볕에 반사되어 흐르는 물처럼 보이자 목마른 사슴이 물로 알고 좇아가듯이,
범부가 눈앞에 보이는 육진(六塵)의 경계를 좇아가는 것도 그와 같다"라고 하였다.

내 안의 마음도 중생의 시비 분별로 이루어진 것이니
그 실체를 찾아보면 허공의 꽃과 같으니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승(二乘)은 눈앞에 보이는 경계가 본디 허망한 것인 줄 알지만 마음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 마음을 붙잡으려고 한다.

'현우경(賢愚經)'에서 이르기를 "달 밝은 밤에 원숭이들이 우물에 비친 달 그림자를 보고,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원숭이 줄을 만들어 우물 속으로 들어가서 그 달을 붙잡으려고 하다가 마침내 허탕을 쳤다"라고 하였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알고 보면 저 물 속의 달과 같이 허망한 것인데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여 온갖 욕심을 불러일으키니,
슬기로운 사람이라면 어찌 그런 허깨비 놀음에 속고 살겠는가?

진나라의 해와 달도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보는 관점인
주관이 사라지면 보이는 관점인 객관도 사라진다는 뜻이니,
범부가 사라지면 범부의 경계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강산에는 한나라 임금과 신하가 보이지 않다는 것은 강산으로
비유한 마음이라는 것에도 주인 노릇을 하는 일정한 주체가
없다는 뜻이다.
중생의 시비 분별로 이루어진 마음 그 자체가 사라지면,
이 마음에서 주인 노릇을 하던 중생의 시비 분별도 함께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범부는 보이는 경계에 집착하고 이승은 마음에 집착하는데,
집착이 남아 있는 한 중생의 시비 분별은 끝없이 이어진다.
범부와 보이는 경계가 사라지고 이승과 집착하는 마음이
사라질 때, 텅 빈 충만의 자리 그곳이 바로 우리 본연의 모습이며 부처님의 세상인 것이다.


[출처] § 선가귀감 § 본문 제71장
운암(雲庵) [2015-01-19] : 법공거사님 고맙습니다. _()_
대덕심 [2015-01-21] : 법공거사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날 되십시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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