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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이렇게 딱할 데가 있는가요.
常不輕菩薩 2015-02-16 21:15:43, 조회 : 1,148, 추천 : 0
조선의 19대 임금 숙종은
백성들의 안위를 살피기 위해
변복을 하고 암행을 자주 나갔다 합니다.

여느 날처럼 암행을 다니다가 들으니
어느 집에서 곡소리가 나서
문틈으로 들여다 보니
나이 드신 노인 하나가 슬피 울고 있고
머리를 삭발한 여인이 춤을 추고 있으며
젊은이는 노래를 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숙종임금은 참으로 이상도 하다 싶어
하룻밤 쉬어 갈 곳을 찾는 객처럼 찾아 들어가니
여인은 화급하게 상을 차려 내 옵니다.

반주를 한잔 하고는 숙종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시길래
조금 전에 본 상황이 벌어졌는지 궁금하다 말하니
노인이 차마 나오지 않는 소리로 정황을 설명합니다.

오늘 밤이 지난해 돌아간 처의 기일인데
집안이 너무나 가난하고 곤궁하여
소박하게라도 젯상을 차릴 수 없을 지경에
착한 며느리가 삼단같은 머리를 잘라 팔아서
젯상을 마련하고 제사를 지내고 난 뒤에
아들은 홀로 되신 아비의 심정을 헤아려
그릇을 두드려가며 위로의 노래를 불렀고
며느리는 아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어가며
이 밤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라고 말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허허 이렇게 딱할 데가 있는가요
그래 아드님은 나이가 웬만해 보이는데
무슨 일을 하시는지요 물으니
과거를 보기 위하여 글공부만 하였지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착해빠진 서생에 불과하다는 말을
아버지로부터 듣습니다.


숙종은 이 착한 마음씨를 가진 백성들을 위해
도움을 줄 방법이 무얼까 생각하다가 아들에게
내가 듣자니 아무날 별시가 치뤄진다 하던데
들어 보았느냐 아직 날이 조금 남았으니
열심히 공부를 하여 과거에 급제하고
나라를 위하여 충성하고
아버지를 위하여 효도하며
가정을 잘 지켜 나가라
하고는 그집 대문을 나섭니다.

궁으로 돌아 온 숙종은 예정에도 없던 별시를
아무 날 볼 수 있게 하라는 어명을 내리고
과거날 과장의 시제를
'상가 승무 노인곡'(제사를 모시는 집에
삭발한 스님은 춤을 추고 노인은 운다)
이라 하도록 합니다.


정말로 노인의 아들은 과장에 이르렀고
과장의 시제를 보면서 다른 이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당황하고 있을 때
얼마 전의 모습들을 떠 올리며 답을 적어내어
과거에 급제를 하고 충과 효와 가정의 화목을
동시에 이룬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합니다.


백성의 아픔을 하나라도 덜어 주려는
숙종임금의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처럼
이번 을미년 설날에는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어렵고 힘든 가정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의 싹이
움터 오기를 바래봅니다.


물론 누가 나를 돕기 전에
나 스스로 나를 돕고 가족을 돕는
그런 실력과 노력을 겸비하고 있다면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누군가의 작은 도움 하나에도 감사히 여기고
대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역시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설 명절에는 우리 모두 모여서
이런 다짐과 서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간에는 서로 사랑과 존중으로 대한다.
가족간에는 스스로 자기 할 일을 해 나간다.
가족간에는 부모님의 말씀을 최우선으로 받든다.
가족간에는 스스로 건강을 잘 챙겨서
다른 가족에게까지 걱정을 끼치지 않는다.

가족간에는 항상 웃는 얼굴로 만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하도록 하며
함께 있으면 저절로 행복해지도록 노력한다.



                                    해월스님.


몇년이나 산다고(회심곡 중에서).. 김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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